― 출근길 인간 테트리스의 달인들
지하철은 참 신기한 곳이다.
평소에는 서로 눈도 마주치지 않는 사람들이,
출근 시간만 되면 세상 누구보다 가까워진다.
매일 아침, 나는 똑같은 시간 똑같은 칸을 탄다.
그러다 보니 익숙한 얼굴들이 하나둘 생겼다.
(그들 역시 똑같은 시간, 똑같은 칸을 탄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과 격의 없는 사이는 아니다.
말 한마디 나눈 적 없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정이 간다.
'아, 오늘은 검은 백팩 아저씨가 안 오셨네.'
'빨간 운동화 학생은 오늘 무사히 탔군.'
이름도, 직업도 모르고, 사는 곳도 모른다.
그런데 이상하게 하루라도 보이지 않으면 궁금해진다.
이쯤 되면 우리는 같은 회사는 아니어도 같은 출근길을 함께 완주하는 동료라고 할만 하다.
이름은 몰라도 결석하면 괜히 걱정되는 그런 사이 말이다.
사실 매일 아침 내가 타는 지하철은 의외로 한산하다.
복잡한 출근 시간을 피해 늘 첫차를 타기 때문이다.
덕분에 빈자리에 앉아 여유롭게 바카라을 펼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평화는 오래가지 않는다.
몇 정거장을 지나 도심에 가까워질수록 사람들이 하나둘 늘기 시작하고,
어느 순간 객실은 출근길 전쟁터로 변한다.
안에서 내리려는 사람과
밖에서 타려는 사람.
양쪽 모두 진심이다.
그 짧은 몇 초 동안은 마치 럭비 경기처럼 치열하다.
신기한 건 누구도 "밀지 마세요."라고 하지 않는데,
모두가 조금씩 민다는 것이다.
그것도 아주 예의 바르게.
등으로.
가방으로.
그리고 마음속으로.
가끔은 이런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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