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엘리베이터 슬롯학

― 41층을 오르내리는 동안 일어나는 인간관계

by마테호른

우리 아파트 엘리베이터는 하루에도 수백 번 오르내린다.

신기한 건 엘리베이터는 같은 길만 다니는데, 그 안에 타는 사람들은 매일 새로운 드라마를 만든다는 것이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인사가 아니다.

층수를 확인하는 일이다.


'45층.'


휴~ 다행이다.

나보다 위층이다.

먼저 내릴 수 있다는 안도감 때문이다.


반대로 아래층이면 묘하게 미안하다.

괜히 버튼을 한 번 더 눌러 본다.

이미 불이 들어와 있는데도 말이다.


엘리베이터 버튼은 누른다고 빨리 오는 것도 아닌데, 우리는 이상하게 한 번쯤 더 누른다.

혹시 기계가 우리의 간절함을 알아줄까 봐.


그런데 그보다 더 신기한 사람이 있다.

문이 닫히기도 전에 '닫힘' 버튼을 계속 누르는 사람.


탁탁탁탁탁!


그 손놀림은 마치 오락실에서 철권을 하는 수준이다.

한 번 누르면 될 일을 열 번은 누른다.

아마 그분은 지금도 세상의 모든 문이 자신의 손가락 덕분에 빨리 닫힌다고 믿고 있을 것이다.


엘리베이터 안에는 독특한 침묵이 흐른다.

아마 아파트에서 가장 어색한 공간일 것이다.

그러다 보니 다양한 장면이 연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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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방송학을 전공하고 광고회사에서 카피라이터로 일했다. 그곳에서 배웠다. 단 한 줄이 사람을 움직인다는 것을. 그래서 오늘도 그 한 줄을 쓰기 위해서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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