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시작하는 법은 들을 수 있지만 끝내는 법은 아무도 말하지 않는
창업에 대한 조언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다양하게 받을 수 있습니다. 어떻게 시작할지 어떻게 투자를 받을지 어떻게 팀을 만들지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저기서 들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끝낼지에 대해서는 이야기하는 곳은 많지 않습니다. 창업씬에서 그 이야기를 꺼내는 순간 실패를 인정하는 것처럼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창업씬 전체가 버티는 것을 목표로 삼다 보니 멈추는 판단은 늘 뒤늦게 혼자 쓸쓸하게 내리게 됩니다.
문제는 이 판단은 미룰수록 창업자가 잃는 것이 많아진다는 점입니다. 남은 돈이 바닥날 때까지 버티면 구성원에게 마지막 급여와 퇴직금을 줄 여력조차 남지 않습니다. 개인 명의로 대출을 끌어다 쓴 창업자는 회사는 물론이고 자신의 인생 또한 담보로 잡히게 됩니다. 정리할 힘이 남았을 때 정리하는 것과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무너지는 것은 결말의 풍경이 전혀 다릅니다. 언제 멈춰야 하는지 판단은 실패를 인정하는 문제가 아니라 남은 것을 지키는 문제입니다.
멈추는 결정을 하기 위해 가장 먼저 판단해야 할 것은 힘든 것과 안 되는 것을 구분하는 것입니다. 스타트업은 원래 힘듭니다. 지표가 정체되고 돈이 부족하고 팀이 흔들리는 것이 당연합니다. 사실 이런 문제는 잘되는 회사도 늘 겪는 일입니다. 그러니 힘들다는 이유만으로 접어서는 안 됩니다. 하지만 창업자들이 진짜 저지르는 실수는 지금의 어려움을 성장통이라 믿으면서 비즈니스모델이 멈춰버리고 회생 가능성도 없는 사업을 붙들고 있는 것입니다. 힘든 것과 안 되는 것을 구분하는 질문은 이것입니다. '시간이 더 주어지면 나아질 수 있는 근거가 있는가?'입니다. 여기서 근거란 창업자의 의지나 믿음이 아니라 데이터입니다. 지난 6개월 동안 무엇이 실제로 나아졌는지 답하지 못한다면 앞으로 6개월이 달라질 것이라 기대할 이유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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