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초기 함께 고생한 동료가 짐처럼 느껴질 때

침묵이나 배려로도 풀리지 않는 딜레마

by비지

창업 초기에 사람 구하기가 유독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불확실성 때문에 구직자들이 초기 기업을 기피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런데 월급이 밀릴 수도 있다는 걸 알면서도 함께하겠다고 나선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밤늦게까지 사무실에 남아 MVP를 완성하고, 투자 유치가 무산됐다는 소식에 같이 낙담하고, 첫 매출이 났을 때 누구보다 진심으로 기뻐해 준 초기 멤버들입니다. 이런 초기 멤버는 창업자에게 단순한 직원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회사의 역사를 함께 쓴 동료이고 가장 어려운 시절을 버티게 해 준 존재입니다.


이런 초기 멤버들 중 회사가 커지는 속도에 맞춰 스스로도 성장하며 핵심 인재로 자리 잡는 사람도 많습니다. 하지만 이번 글에서 다루려는 건 그중 일부, 초기에는 헌신으로 제 몫을 해냈지만 조직이 커지면서 점점 뒤처지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초기 멤버가 뒤처지는 현상은 대개 회사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천천히 드러납니다. 조직이 커지고 업무가 체계를 갖춰가면서 초기에는 문제 되지 않았던 역량의 차이가 눈에 보이기 시작합니다. 예전에는 열정과 헌신만으로 충분히 메울 수 있었던 자리가 이제는 전문성과 속도를 요구합니다. 새롭게 합류한 인재들이 빠르게 성과를 내는 사이에 초기 멤버는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합니다. 회의 때마다 그 사람의 부족함을 창업자가 변론하고 있다는 느낌이 반복되고 어느 순간부터는 초기멤버가 짐처럼 느껴집니다. 그리고 이런 감정을 느낀다는 것 자체가 창업자에게 죄바카라감을 줍니다. 어려운 시절을 함께 버텨준 사람인데 어떻게 짐이라는 단어를 떠올릴 수 있느냐고 스스로를 자바카라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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