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더

내 이야기

by박성욱

오늘은 조금 진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하다 보면 하소연이 될지도 모르겠네요.


저는 돈을 좀 벌어보고 싶어서 장사를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하루에 20만~30만 원 정도 팔면, 엄마와 제가 살아가는 데 큰 문제는 없을 줄 알았어요.


전 재산 4천만 원을 가지고 시작한 가게였습니다.

그런데 문을 열고 보니 남은 돈이 0원이었어요.


가게는 생겼는데, 장사가 안 되는 날을 견딜 돈은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첫 달에 번 돈으로 그달을 살아야 했고, 지금도 누나 월급과 생활비를 겨우 맞춰가며 지내고 있습니다.


그러다 매출이 조금씩 오르니까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여기서 조금만 더 팔면 살 만하겠다.’

‘조금만 더 벌면 나도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살 수 있겠다.’


처음에는 그랬어요.


그런데 그 ‘조금만 더’가 자꾸 늘어났습니다.


오토바이도 한 대 사고 싶고,

좋은 옷도 입고 싶고,

언젠가는 집도 사고 싶고.


하나가 떠오르면 그다음 것이 따라 나왔어요.

분명 처음보다 나아진 날에도, 마음은 자꾸 아직 없는 것들을 세고 있었습니다.


장사는 제 기대에 맞춰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잘되는 날이 있으면 조용한 날도 있었어요. 경기 때문인가, 무슨 날이라 그런가. 이유를 찾아보면서도 그 흐름을 알기가 어려웠습니다.


저도 홍보를 충분히 해보지 못했고, 더 노력해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 그런데 마음은 벌써 훨씬 잘되는 가게에 가 있었어요.


인스타그램을 보면 잘되는 사장님들이 참 많더라고요.

가득 찬 테이블, 줄 서 있는 손님들, 놀랄 만한 매출.


저도 모르게 그 옆에 우리 가게를 놓고 보고 있었습니다.


그분들이 어떤 조건에서 얼마나 오래 준비했는지는 잘 모르면서, 눈에 보이는 결과와 제 하루를 비교했던 거죠.


그러다 홍보에 적지 않은 돈을 들이고도 손님을 기다린다는 사장님들의 이야기를 봤습니다. 주변을 돌아보니 조용히 불을 켜놓고 있는 가게들도 눈에 들어왔고요.


저마다 저 안에서 어떤 마음으로 하루를 보내고 계실까.

그런 생각을 하다가, 우리 가게의 하루도 다시 보게 됐습니다.


아직 월세를 내고 있고,

늦어질 때도 있지만 누나에게 월급을 주고 있고,

엄마가 반찬을 사고 생활하실 돈도 드리고 있더라고요.


지금도 빠듯합니다.

누나 월급이 늦는 일도 마음에 걸리고, 생활비 걱정 없이 사는 것도 아닙니다.


그래도 그 빠듯한 돈이 우리 가족의 생활을 여기까지 이어주고 있었어요.


저는 얼마를 더 벌어야 하는지는 자주 계산하면서, 지금 버는 돈이 우리한테 해주고 있는 일은 너무 쉽게 잊었던 것 같습니다.


엄마의 반찬이 되고,

누나의 월급이 되고,

우리 가족이 다음 달에도 살아갈 돈이 되고 있다는 걸요.


그런데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도, 저는 여전히 더 벌고 싶습니다.


누나 월급을 늦지 않게 주고 싶고, 엄마가 생활비를 덜 걱정하셨으면 좋겠어요. 저도 갖고 싶은 걸 사고, 조금은 편하게 살고 싶습니다.


그 마음까지 없어지지는 않더라고요.


그래서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어디까지 바라야 하는 건지.

어느 정도면 괜찮다고 말할 수 있는 건지.


다만 잘되는 가게를 볼 때마다, 오늘도 어떻게든 하루를 꾸려낸 우리를 너무 쉽게 모자라다고 생각했던 건 아닌지 돌아보게 됩니다.


오늘도 저는 내일 손님이 조금 더 오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가게 문을 닫을 때는, 엄마와 누나한테 이런 말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오늘도 고생했어. 우리.”


더 잘 살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살아낸 우리한테도, 잘했다고 말해주고 싶고요.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