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온 사인이 불빛을 힘겹게 토해냈다. 그것을 바라보니 내 속도 덩달아 매쓱거렸다.
거리는 여느 날처럼 술 취한 자들로 가득했다. 클럽 앞은 티나게 멋을 낸 남자들이 여자 어깨에 손을 올리고 떠들고 있었다. 여자는 깔깔대며 웃으면서 어깨에 올려진 손을 치우려고 애썼다. 그들의 묘한 상호작용이 불쾌한 연극처럼 느껴졌다. 나는 핸드백을 고쳐 메고 발걸음을 재촉했다.
기분이 좋지 않았다. 종례 시간에 담임이 나를 부르더니 많이 힘드냐고 물었다. 그 멍청한 남자가 내게 무슨 일 있는지 물어봤다고 한다. 약속을 어긴 것이다. 담임 선생님의 걱정어린 눈빛을 마주하기가 너무 힘들었다. 숨이 콱 막힐 정도로 답답해 손톱으로 손바닥을 찔렀다.
약속 장소에 다다르자 한 남자가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저 자가 내 고객이라는 직감이 들었다. 나는 그의 앞으로 다가갔다. 고객은 내 얼굴을 쳐다보고, 다시 스마트폰을 보고, 다시 나를 보았다. 내가 보낸 사진과 비교하는 것이다.
인상 좋아보이는 40대 중반 남자였다. 슬롯에서 만났다면 성실한 회사원이라고 여기고 별 생각 없이 지나칠 사람이었다. 그런 사람이 태양이 비추지 않는 음지에서 여자를 돈 주고 사먹는 인간이라는 사실을 누구도 눈치챌 수는 없으리라. 나는 놀라지 않았다. 익숙했다. 애초에 가정을 이루고 아들딸 잘만 기르는 가장이 우리의 주 고객층이다.
“갈까요.”
고객은 무덤하게 말하고 걷기 시작했다. 나는 따라서 걸었다. 회사에서 퇴근한 듯한 복장의 남자와 클럽에 다녀온 듯한 복장의 여자. 낮에는 찾아볼 수 없지만 밤에는 흔하디 흔한 조합이었다. 나와 고객은 길거리의 취객 사이에 섞여들어 이동했다.
나는 씻고 나왔다.
고객은 침대에 올라가 있고, 테이블에 돈봉투가 놓여 있었다. 나는 테이블에 다가가 봉투에서 돈을 꺼내 셌다. 액수는 정확했다. 봉투에 돈을 집어넣고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침대 앞으로 다가가 가운을 벗었다. 서늘한 공기가 내 피부에 부딪혀 부서졌다. 고객은 예술품을 감상하듯 내 몸을 훑었다.
“바로 시작하죠.”
고객은 내 손목을 붙잡고 침대로 이끌었다. 앞으로 두 시간, 나는 내 몸의 통제권을 잃어야 한다.
나는 눕혀졌다.
내 몸이 덥덥한 살집에 깔렸다.
내 입이 열렸다.
내 혀가 축축하고 두툼한 것과 뒤엉켰다.
내 가슴이 움켜쥐어졌다.
내 몸이 달궈졌다.
내 다리가 벌어졌다.
내 몸이 단단하고 역겨운 것에 침범당했다.
내 귀가 기분 나쁘고 소름 끼치는 숨소리에 더렵혀졌다.
그렇게 행위를 이어가는데, 별안간 엉덩이에 고통이 일었다.
“아악!”
갑작스러운 통증에 비명이 터졌다. 나는 고개를 돌렸다. 고객의 손이 내 엉덩이 위에 달라붙어 있었다.
“때리는 건 안돼요.”
나는 다급하게 말했다. 그러자 고객은 심드렁한 표정으로 나를 내려다보았다. 고객은 다시 엉덩이를 내려쳤다.
“으으윽!”
짝— 소리가 울려퍼졌다. 남자는 내려찍은 손바닥 그대로 내 엉덩이를 꽉 움켜쥐었다. 숨 쉬기가 힘들었다.
“소리 지를 거예요. 때리지 마세요.”
나는 고객을 협박할 생각으로 말했지만, 내가 듣기에도 힘없는 피식자가 반항하는 듯한 비굴하고 다급한 말투였다. 고객은 상체를 숙이더니 내 귓가에 대고 말했다.
“돈 두 배로 줄게. 어때?”
생각이 멈췄다.
나는 고객의 추가 요구 사항을 해석했다. 고객은 폭력을 계속 이어나갈 생각이었다.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상황이었다. 나는 어찌할 줄 몰라 가만히 있었다. 고객은 내 침묵을 긍정으로 받아들였는지, 왼손으로 내 뒷목을 붙잡아 침대에 처박았다.
“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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