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녀와 선생 (12)

by천비단

임용고시에 세 번째 낙방하고 몇 달 동안 방안에만 틀어박혀 지냈었다.


누구와도 연락하지 않고 만나지도 않았다. 화장실 갈 때를 제외하면 가족과 마주치는 일도 없었다. 하루종일 이불로 온몸을 둘둘 감싸고 침대에 누워만 있었다. 무엇도 하기가 싫었다. 먹기도 싫고 자기도 싫었다. 씻기도 싫고 싸기도 싫었다. 엄밀히 말하자면 살아 있기가 싫었다.


정말 놀라운 점은 시험에 떨어졌는데도 내가 살아 있었다는 점이었다. 실패하고 낭떠러지 아래로 떨어졌는데도, 세상은 아무 일 없다는 듯 굴러갔다. 나는 내가 살아서 기능하고 있다는 것을, 세상이 평화롭게 돌아간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연락이 안 되는 나를 걱정한 빛나리가 어느날 집에 찾아왔다.


집주소를 알려준 기억은 없다. 빛나리는 내 고등학교, 중학교, 심지어 초등학교 동창에게까지 연락을 돌려 내 집주소를 알아내 찾아온 것이었다. 어머니가 문을 열어주자 빛나리는 성큼성큼 내 방문을 열어젖혔다. 김밥처럼 이불에 말린 나를 보더니,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이불 끄트머리를 잡고 확 들어올렸다. 나는 침대에 뒹굴뒹굴 굴러떨어졌다. 허물이 벗겨진 가재 신세가 된 나는 침대 위에 웅크리고 앉아 빛나리의 걱정어린 잔소리를 멍하니 들었다.


그때 나는 한심하게도 빛나리에게 원망을 느꼈다.


빛나리는 나와 달리 임용고시를 한 번에 통과하고 곧바로 정원이 나서 바로 교사 일을 시작했었다. 올해로 4년차 교사였다. 빛나리가 참을 수 없이 부럽고, 질투나고, 내가 비교되어 한심했다. 나를 찾아온 빛나리에게 고마운 감정보다는 고까운 마음이 들었다.


열심히 떠들던 빛나리는 어느 순간 입을 닫았다. 투피스 정장 허리에 양손을 얹고 추리닝 차림의 나를 지긋이 내려다봤다. 무슨 말을 해도 내게 닿지 않음을 깨달은 듯했다. 연민과 안타까움이 어린 그 눈빛에 나는 더욱더 초라해졌다. 나는 무릎깍지에 얼굴을 파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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