랑샘에게 질문했지만 큰 소득은 없었다.
혹시나 해서 다른 교사들에게도 물어봤지만 결과는 같았다. 하연이 왜 알바를 하는지, 가정에 무슨 일이 있는지 다 몰랐다. 그저 하연은 건들지 말라는 충고만 할 뿐이었다.
답답했다. 하연에게 분명 무슨 일이 있는데, 누구도 알려주지 않는다. 너 따위가 알 바 아니라는 듯한 태도로 감히 알려고 하지 말라 한다.
나도 교사 아닌가.
배척당하는 기분이다. 아니, 실제로 지금까지 배척받아왔다. 그 사실을 뼈저리게 실감하게 되었다. 나는 섞이지 못하는 존재였다.
나도 저들과 똑같은 교사라는 호칭으로 불리고 있지만, 절대적인 차이가 있다. 저들에겐 정교사 자격증이 있고, 내겐 없다. 저들은 국가에서 인정한 진짜 교사고, 나는 빈자리를 임시로 메꾸기 위한 부속품이었다. 아무리 내가 흉내내봤자 절대 닮을 수 없다. 저들은 성공했고, 나는 실패했다.
그 격차가 이렇게 뼈아프게 느껴진 적은 처음이다.
그날 방과후 수업에는 하연이 오지 않았다. 나는 아이들에게 하연이 왜 안 오는지 아냐고 물었다.
“샘, 걔 친구 없어서 아무도 몰라요.”
앞자리에 앉은 여학생이 무심하게 대답했다.
내 수업에 내 학생이 결석했는데 나는 그 이유조차 알 수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도 없다.
“그나저나 샘, 왜 유하연만 특별취급해요?”
“특별취급? 그게 무슨 말이야?”
여학생은 하연이 없는 이때가 기회다 싶어 또박또박 말했다.
“걔, 맨날 자기만 하잖아요. 문제 풀지도 않고. 채점도 대충하고. 근데 샘은 왜 그냥 넘어가요?”
나는 당황했다. 여태껏 하연에게 불만을 가진 학생은 없었다. 항상 잠만 자고 수업 안 듣는 애로 이미지가 잡힌 하연은 수업 때 엎드려 자든 출석을 안 하든 학생들은 관심이 없었다. 그래서 나 또한 별 생각 없었다. 그런 하연에게 불만을 가진 아이가 있을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불공평하잖아요. 저도 똑같이 성적 안 좋아서 강제로 수업 듣는 건데, 걔는 뭘 하든 내버려두잖아요. 걔도 문제집 풀어오라고 해요.”
그녀는 할 말 다 했다는 듯 고개를 살짝 숙였다. 나는 우두커니 서서 하연이 앉던 자리를 쳐다봤다. 하연은 모두에게 미움받고 있구나. 나는 괜히 교탁을 붙잡았다가, 손에서 힘을 뺐다. 머리 위에서 칠판을 비추는 형광등이 과도하게 따뜻했다. 이대로 축 늘어져 바닥에 흡수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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