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녀와 선생 (3)

by천비단


꿉꿉한 반지하방. 남루한 정장. 악취나는 거리. 여느 때의 버스정류장.


오늘도 정류장에 여자가 앉아 있다.


과하지 않게 적당히 천박스러운 복장으로 스마트폰에 집중하고 있었다. 나는 슬그머니 떨어진 자리에 앉았다.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까. 우리 사이 대화라곤 2주 전 성매매를 권유했던 그것이 마지막이다. 어떻게 대화를 시작해야할지 감이 전혀 잡히지 않는다.


여자는 평소처럼 무심했다. 여전히 내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고 스마트폰만 만지작거린다. 하지만 어딘가 이상했다. 평소보다 경직된 느낌이었다. 나를 의식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


혹시 내 착각이면 어쩌지? 괜히 말 걸었다가 창피라도 당하면….


고개를 흔들었다. 선생님이면서 이런 걸 망설이면 어쩌냐.


용기를 냈다.


“저기…요?”


내 입이 벌벌 떨며 우스꽝스러운 소리를 뱉었다. 효과는 있었다. 여자는 멈칫하며 내 쪽으로 고개를 살짝 돌려 도끼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왜 말을 거냐는 표정이다. 경계심이 가득하다.


나는 여자의 얼굴을 보았다. 화장 아래에 숨어 있을 맨얼굴을 그려보았다. 내 의문은 점점 확신으로 바뀌었다.


“너… 유하연 맞지?”


여자는 눈을 깜빡이며 고개를 갸웃하더니 “아니. 그게 누군데?”하고 대답했다. 목소리에 앳된 티가 역력했다. 나는 물러서지 않았다.


“어제 방과후 수업에서 날 보고 도망쳤지? 설마 학교에서 날 만날 줄은 모르고.”


“사람 잘못 봤어.”


여자는 차갑게 내뱉고는 고개를 돌렸다. 나와 대화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 여자는 가느다란 손으로 스마트폰을 들었다. ‘그것’이 내 시야에 들어왔다.


“그 팔찌.”


여자의 동작이 멈췄다.


“소중한 건가 봐? 항상 차고 다니던데. 어제도 그렇고. 지금도.”


이 여자를 보고 느꼈던 어색함의 정체를 알았다. 어른이 착용하기에는 심하게 알록달록한 디자인. 자세히 보니 그것은 시중에 판매하는 팔찌가 아니었다. 문구점에서 흔히 파는, 와이어에 비즈 구슬을 끼어 만든 비즈팔찌였다. 어린애나 차고 있을 법한 비즈팔찌를 이런 복장의 여자가 차고 있으니 어색했던 것이다.


하연은 한동안 입을 열지 않더니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천천히 내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큰 잘못을 들켜버린, 그런데 그래서 뭐 어쩔 거냐는 악동 같은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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