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MG!! 영어공부 하나도 안 했는데 영어가 막 늘어

hyper focus

by아름다움

그날은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넷플릭스를 틀었다.

평소 드라마나 OTT는 거의 보지 않는다.

우리 집은 나를 제외하고 남편, 첫째와 둘째까지 모두 드라마를 좋아한다. 특히 뮤지컬 학원에서 연기를 배우는 첫째 서현이는 나와 배우나 작품 이야기를 자주 나누고 싶어 한다. 하지만 딸이 좋아하는 배우와 드라마에 흥미가 생기지 않는 엄마의 취향과 영혼이 거의 없는 리액션에 내심 아쉬웠을 테다. 자식을 위해서 관심 없는 분야지만 아주 작은 흥미 요소라도 찾아보려 애써봤지만… 내 스타일이 아닌 걸, 도통 스토리에 집중이 안 되는 걸, 내가 좋아하는 외모가 아닌 걸 어쩌랴...





넷플릭스 홈 화면이 켜지고 리모컨으로 영화랑 시리즈물을 기웃거리다 <레블 리지(Rebel Ridge)>라는 영화를 클릭했다. 소개가 엄청나게 매력적이진 않았는데 무슨 생각이었는지 일단 재생 버튼을 눌렀다.

그것은 운명이었다.

왔다 갔다 하며 건성으로 보다, 주인공이 넘어지는 씬부터 나도 모르게 자세를 고쳐잡고 앉았다. 순식간에 영화가 끝나 있었다. 네이버를 찾아보니 리뷰가 꽤 다양했지만, 기대가 전혀 없어서 그랬는지 내게는 보석같은 영화를 발견한 기분이었다. 난생처음 네이버 영화 리뷰까지 썼다.



주인공 '테리' 역의 배우가 궁금해졌다.

아론 피에르(Aaron Pierre).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다. 필모그래피를 보니 내가 본 영화는 없었다.

레블 리지에서의 연기도 훌륭했지만 새파란 하늘색과 회색, 은은한 민트가 섞인 듯한, 거기에 엄청나게 투명한 눈동자 색이 정말 매력적이었다. 사진을 찾아볼수록 와... 감탄이 절로 나왔다. 이 세상 눈빛이 아니었다.




게다가 영국 배우라니! 호감도가 수직 상승했다.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지만 검색을 멈출 수 없었다. 보면 볼수록 감탄이 나오는 외모였고 키는 무려 190cm가 넘는다.



그러다 유명한 밈 영상 하나를 발견했다. 켈리 클락슨 토크쇼였는데, 진행자인 켈리가 아론의 눈을 보자마자 첫눈에 반해버리는 장면이었다. 실제 상황이었다. 방송 진행자로서의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그 눈빛에 빠져든 모습은 그대로 방송을 탔고 엄청나게 이슈가 되었다. 같이 출연한 배우들도 켈리의 그런 반응에 놀라지 않았다. 그리고 진행자였지만 그의 눈동자에 첫눈에 반해버려 갈 길을 살짝 잃은 켈리의 동공을 너무나 이해한다는 댓글이 천 개가 넘게 달려 있었다.






평소 밤 10시만 되면 잠들던 내가, 그날 이후로 아론의 인터뷰 영상을 찾아보느라 11시를 훌쩍 넘기기 일쑤다.

그리고 지금, 그의 얼굴이 문제가 아니다.

목소리는 그야말로 예술이고, 에티튜드에는 정말이지 젠틀함과 평온함, 우아함이 베어 있었다. 고상함 그 자체이자 고급스러움의 극치였다.



그렇게 이 남자에게 푹 빠져 보낸 일주일.

생각지도 못한 부작용(?)으로 영어가 쑥쑥 늘고 있다. 댓글창을 정독하며 해외 신조어까지 알게 되니,

덕질도 하고 영어도 막 들리고 그야말로 일거양득이다.



영어 영상을 보며 연신 웃고 있는 엄마가 도대체 뭘 보는지 궁금했던 아이들이 다가왔다. 첫째 서현이에게 엄마의 최애 배우라며 Aaron의 영상 하나를 보여주었다.

"내 취향 아님."

쉬크하게 돌아서는 그녀.

괜찮다.

내가 좋으면 됐지.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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