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하늘, 망고가 다한 일주일

by아름다움

아주 개인적인 취향으로 태국을 좋아한다.

대부분의 좋아하는 것들에 특별한 이유가 없듯, 태국도 그렇다.


사실 베트남도 꽤 가봤다. 호찌민, 하노이, 다낭, 후에까지. 분명 다 좋은 여행지였는데 이상하게도 큰 매력을 느끼진 못했다. '또 가고 싶다'는 마음이 들지는 않았다.

반면 태국은 여행에서 돌아오기만 하면 방콕이, 후아힌이, 치앙마이가 그리웠다. 다시 가고 싶었다. 그런 온도 차 때문에 '아, 나는 태국을 진짜 좋아하는구나' 확신했었다.



베트남과 태국. 매력적인 동남아 휴양지라는 점만 빼면 내게 두 곳은 전혀 다른 동네였다. 분위기도, 음식도, 사람들도.


2024년 6월, 남편이 휴가지로 베트남 나트랑을 말했을 때만 해도 큰 흥미나 기대가 없었다. '경기도 다낭시' 다음으로 유명한 나트랑. 한국인들로 북적이고 쇼핑부터 먹거리까지 전부 한국어로 해결할 수 있는 여행지, 즉 '여행 난이도 최하'라는 장점은 내게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았다. 내가 여행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생소한 언어와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특유의 이국적인 분위기였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나트랑은 특별하게도, 이국적으로도 다가오지 않았다. 하지만 딱히 떠오르는 차선바카라도 없었기에 일단 일주일 일정으로 나트랑행을 예약했다.


그런데 웬걸, 나는 나트랑에 반해버렸다.


한국 사람들이 많이 찾는 데는 다 그만한 이유와 매력이 있었다. 일단 맛있는 음식이 정말 많았고, 찐로컬이 아닌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레스토랑마저 가격이 매우 합리적이었다.

그리고 바다.

베트남 바다가 엄청나게 예쁘다고 느낀 적이 없었는데, 우리가 묵었던 깜란 지역의 프라이빗 비치는 그야말로 그림이었다. 새파랗고 투명한 하늘과 바다만 보고 있어도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IMG_20240702_155220_383.jpg
IMG_20240702_155220_425 (1).jpg
BeautyPlus_20240702153000275_save.jpg
20240702_075757.jpg
BeautyPlus_20240630223700877_save.jpg
BeautyPlus_20240630200458704_save.jpg






그렇게 행복한 추억 가득 담아 돌아온 지 2년이 지나는 2026년 9월, 우리는 다시 나트랑에 갔다. 그것도 그 숙소 그대로.

우기 시즌이라 비 예보가 대부분이었지만, 우리가 머문 9월 셋째 주 내내 날씨는 화창, 맑음, 눈 부심 그 자체였다. 일정을 다 마치고 택시에 딱 타면 비가 한 10분 정도 퍼붓기도 했는데, 그것도 일주일 중 딱 이틀이었다.



이번 9월 나트랑 여행도 바다와 하늘이 다 했다.

KakaoTalk_20260921_191252228_12.jpg
KakaoTalk_20260921_191252228_09.jpg
KakaoTalk_20260921_191252228.jpg



그리고 망고까지.

둘째는 온몸이 새까매지도록 바다와 수영장에서 물놀이를 했고, 첫째는 그토록 사랑하는 망고를 원 없이 먹었다. 망고가 제철인지 가격도 좋고 맛도 최고였다.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다는 그 유명한 과일가게 방문은 이번 여행에서 핵심 일정 중 하나였다. 다행히 우리의 저녁 식사 장소와 도보로 2분 거리였다.



월요일,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아 '원조집'이라 불리는 65번 가게를 찾다 보니 그 근처가 전부 과일가게 거리라는 걸 알게 되었다. 거리 입구에 다다랐을 때, 65번 옆집인 '65 B' 언니의 환대를 받았다. 길 건너편에서부터 손을 흔들고 활짝 웃으며 인사를 건네는 언니를 어찌 그냥 지나칠 수 있으랴. 건네주신 시식용 망고를 맛보았는데 "오!" 소리가 절로 나왔다. 딱 내가 좋아하는 쫀득하고 달콤한 식감, 당연히 아이들 입맛에도 완벽한 맛이었다. 기분 좋게 옐로 망고 2kg을 10만 동(한화 약 5천3백 원)에 구매했다. 게다가 사장님이 바나나 4개를 서비스로 얹어주셨다. 냉장고에 넣었다 꺼낸 차가운 망고는 말할 것도 없이 훨씬 맛있어졌지만, 진짜 반전은 따로 있었다. 바로 그 서비스 바나나의 맛. 감히 인생 바나나라고 부르고 싶을 만큼 쫀쫀하고 쫀득한 식감에 달콤함이 엄청났다.


KakaoTalk_20260921_185147767_07.jpg
KakaoTalk_20260921_185147767_04.jpg
KakaoTalk_20260921_185147767_06.jpg




그리고 이틀 뒤 수요일, 시내로 나온 가장 중요한 목적 중 하나 역시 망고 추가 수급이었다. 월요일에 산 2kg는 그날 모두 소비되었다. 이번엔 나트랑에 이토록 유명한 과일가게 거리가 있었단 사실조차 몰랐던 남편이 굳이 "이번엔 진짜 원조집에서 사보자"라고 제안했다. 사실 나는 월요일에 샀던 그곳에 다시 가고 싶었지만 남편의 제안에 원조라고 불리는 65번 과일가게로 갔다. 사장님이 잘라주신 애플망고를 맛보고, 애플망고 1kg과 옐로 망고 1kg 조합으로 13만 동(한화 약 7천 원)에 구매했다.

KakaoTalk_20260921_185147767_03.jpg
KakaoTalk_20260921_185147767_01.jpg





여전히 태국을 좋아하지만, 베트남의 매력에도 점점 빠져들고 있다. '최애'가 하나 더 늘어버린 기분이다. 한 달 살기하고 싶은 도시 리스트에도 나트랑이 추가되었다.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