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with the Vampire by Anne Rice
***스포일러 주의***
200년을 넘게 살아온 뱀파이어가 자신의 인생을 인터뷰 형식으로 들려줍니다.
상대는 놀랍게도 인간입니다. 뱀파이어 같은 무시무시한 존재를 한 공간에서 인터뷰하다니 그 배경이 믿기지 않지만, 바카라에서는 끝끝내 이유가 나오지 않습니다. 인간과 뱀파이어 사이의 아슬아슬한 대화로 이야기가 시작하여 마무리됩니다.
세상 그 어떤 존재보다 빠르고 강인한 신체, 감각을 지닌 채 영생의 삶을 산다면 어떤 느낌일까요?
부와 명성 따위는 잊어버리고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원하는 삶을 살고 노후 걱정도 없어 좋겠다 싶지만, 주인공 루이는 흡혈귀가 된 자신의 존재를 너무나 증오합니다. 사랑하는 가족, 즉 인간인 그들과는 영원히 인연을 끊어야 하니까요. 가족이 아닌 다른 인간과의 교류도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같이 한 자리에 앉아 식사를 하는 것조차 무의미합니다. 무엇보다, 무고한 인간의 생명을 빼앗아가며 연명해야 하는 자신의 존재가 혐오스럽습니다.
파리에서 만난 아르망의 말처럼, 뱀파이어의 죽음은 폭력이나 살해가 아닌 자살에서 이루어진다는 말이 어느 정도 이해가 됩니다. 더 이상 살아갈 의미가 없다 싶을 정도로 절망감을 느낄 때, 영생을 버틸 엄두가 나지 않아 죽음을 선택한다는 말이죠. 영생이 반드시 축복이 될 수 없음을 암시합니다.
위 글은, 루이와 클라우디아가 자신과 같은 뱀파이어가 세상 어딘가 또 존재하지 않을까 하는 희망으로 유럽 곳곳을 떠돌아다니다 결국 정착하게 된 파리에 관한 묘사입니다. 지금도 충분히 아름다운 도시지만 당대 최고의 예술가와 문인들이 모이던 곳이요, 세계 곳곳에서 그 아름다움을 엿보기 위해 몰려들던 곳, 그 많은 이들을 위해 지어진 고급 호텔, 레스토랑, 극장 등 풍부한 볼거리와 문화의 향연을 자랑했을 테니까요.
바카라에서 발굴한 문장을 활용해 낭독과 필사를 하는 북클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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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야기 초반부를 읽을 때만 해도, 영원한 삶을 살 수 있다면 그 자체로도 매력적이지 않을까 잠시 고민을 해봤습니다. 하지만, 200년간 이어진 루이의 삶을 전해 듣다 보니 뱀파이어는 평범한 인간이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벅찬 존재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다른 뱀파이어 소설을 읽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인간이 아닌 생명체가 인간처럼 행세하며 인간들 사이에서 산다는 건 너무나 외롭고도 위태로운 모험이겠다 싶더군요.
2.
나약한 인간이 뱀파이어를 인터뷰할만한 배경이 무엇인지 도무지 이해가 안 되더군요. 아무리 진심을 담은 인터뷰라 하더라도 그 내용을 누가 믿어주기라도 할까요? 이는 작가가 독자에게 남긴 가장 큰 숙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정답이 없는 숙제이기에 엉뚱하지만 제 마음대로 상상해 보았습니다.
주인공 루이가 중대 결심을 하고 자신의 존재를 세상에 알리려 한 것이라면 어떨까요?
뱀파이어로 살면서 지난 200여 년간 저지른 살육에 대해 참회를 하려고 말이죠. 자신의 잔인한 과거를 누군가에게 털어놓을 만한 상대로 기자를 고른 것이겠죠.
뱀파이어라는 믿기지 않는 존재에 대해 신빙성 있는 경험을 털어놓으며 자신과 같은 괴력을 지닌 이가 세상에 존재하고 있음을 무고한 시민들에게 알림으로써 조금이나마 지난날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한 죄바카라감을 덜어내려고 말입니다.
그리고 루이는 이를 계기로 삶을 정리하는 것이 아닐까, 조금 비극적인 버전을 상상해 보았습니다.
3.
작품에서 클라우디아는 정말 안타까운 존재죠. 혼자서 충분히 살아갈 수 있을 정도로 육체적 능력도 지니고 수많은 진리를 깨우치며 지적 능력도 있지만, 겉모습은 여전히 다섯 살 소녀의 몸에 갇혀버렸으니 말입니다.
어린아이 혼자 집을 살 수도 없고 보호자 없이 단독으로 행동할 수도 없습니다. 다행히 매들린이 있기에 이 둘은 모녀처럼 행세할 수 있겠죠. 물론, 한 곳에 오래 머물렀다가는 어린아이의 모습으로만 남은 클라우디아를 의심할 테니 계속 세상을 떠돌아다녀야 하는 신세가 되리라 봅니다.
제임스 매튜 배리 <피터 팬>
Peter Pan by J. M. Barrie
커버 이미지: openbooksociet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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