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그린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The Fault in Our Stars by John Green

by정숙진

이번 주 낭독/필사할 문장:


'Augustus Waters was a self-aggrandizing bastard. But we forgive him. We forgive him not because he had a heart as figuratively good as his literal one sucked, or because he knew more about how to hold a cigarette than any nonsmoker in history, or because he got eighteen years when he should've gotten more.'

'Seventeen,' Gus corrected.

'I'm assuming you've got some time, you interupting bastard.


***스포일러 주의***


한시도 산소통을 놓을 수 없는 헤이즐과 병세 때문에 한쪽 다리를 절단한 거스까지, 이른 나이부터 암이라는 삶의 고통을 짊어지고 살아야 하는 두 청소년의 이야기입니다. 이들의 고통은 호전될 가능성이 없기에 이런 암울한 현실을 체념하듯 받아들이는 아이들의 모습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The world is not a wish-granting factory.


세상은 소원을 들어주는 공장이 아니라는 거스의 말이 여운으로 남죠. 언제 호흡 곤란이 와 응급실로 실려갈지 모르는 상태에서 열 시간이 넘는 비행을 견디며 이국땅까지 왔건만... 헤이즐이 그토록 만나고자 했던 작가는, 정상적인 대화마저 불가능할 정도로 술주정뱅이요 산더미처럼 쌓이는 팬레터를 수년간 펼쳐보지도 않는 지독한 염세주의자입니다.


그 또한 견디기 힘든 고통으로 몸과 마음이 일그러졌다는 사실은 작품 후반에 드러나지만, 지고지순한 독자요 사춘기인 소녀 입장에서는 한때 작가로 이름을 날린 어른의 망가진 행동을 이해하기 힘드리라 봅니다.


위 글은, 나날이 죽음의 신호를 보내는 몸 상태를 염려하여 거스가 친구를 불러다 놓고 자신의 장례식을 예행 연습하는 상황에서 나오는 대화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이 가장 슬프면서도 웃긴, 말 그대로 웃픈 장면이더군요. 괴짜 같은 친구의 요청에 추도사를 준비한 아이작 또한 안구암을 앓는 10대 소년입니다.


내일 당장 죽는다 해도 이상할 것이 없을 정도로 건강이 악화된 거스의 죽음을 미래 애도하는 문장에서 고인의 나이를 현 나이에다 한 살 더했죠. 거스가 이를 지적하자, '좀 더 오래 살거라 가정한 거잖아, 이 참견쟁이 멍충아!라고 응수합니다. 만나기만 하면 서로의 불행을 공격 소재로 삼아 티켝태격하면서도 만담을 펼쳐가는 친구다운 행동입니다.




바카라에서 발굴한 문장을 활용해 낭독과 필사를 하는 북클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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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번역가, 여자, 엄마, 아내, 주부로 삽니다. 생소한 영국의 문화와 그 속에서의 제 경험을 쉽고 재미있는 글로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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