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장. 너를 보러 온 도시, 나를 위해 떠나는 도시
“이번 생일은 뉴욕에서 보내자.”
티켓을 결제할 때 스스로에게 했던 말이, 공항 입국심사를 통과하는 순간 현실이 되었다.
혹시나 입국 심사가 까다로울까봐 단단히 준비한 서류들과 왕복 항공권과 숙소 예약 확인 메일, 관광지 정보와 다양한 이벤트들로 꽉 채운 파일을 들고 JFK 공항을 나섰다.
이번에는 누군가를 만나러 온 게 아니라, 다시 나를 찾으러 온 것 같았다.
“갈 거야, 보내줘.”라고 당당히 말해 놓고 10년 동안 가지 못했던 도시.
늘 누군가의 일정 뒤에 밀려 있던 계획을 드디어 나 혼자만의 이름으로 실행하는 여행이었다.
샌프란시스코를 거쳐 도착한 9월의 뉴욕의 공기는 생각보다 차가웠다.
“나 얼마나 재워줄 수 있어?”
중학교 때 만나 벌써 20년을 보낸 친구에게 보낸 문장이었다.
함께 한 시간을 짧았지만, 누구보다 마음 편히 이야기 할 수 있는 친구.
JFK 공항에서 친구가 미리 예약해 준 택시를 타고 친구 집까지 가는 길에 택시에서 본 하늘은 높고, 바람은 조금 서늘했고, 사람들은 이미 얇은 겉옷을 하나씩 더 걸치고 있었다.
거리마다 다른 언어들이 섞여 흘렀고, 어깨를 스치는 사람들의 속도는 서울과 비슷하면서도 어딘가 더 직선적으로 느껴졌다.
‘꼭 뉴욕으로 만나러 간다고 수십번 약속만 해 두었던 친구.
사랑니도, 그 사람도 모르는 시절을 나와 함께 겪었던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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