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니, 사랑, 그리고 나

17장. 10년을 기다린 뉴욕행 비행기표

byAurora

어느 날 밤,

서랍을 열고 보석 상자를 꺼냈다.

아래쪽 사랑니 두 개는 여전히 그때 모양 그대로였다.

머리와 뿌리가 온전한 치아 두 개,

사랑니라기보다 어떤 기념품처럼 보이는 것들.

나는 그 옆에 뉴욕 박물관에서 사다 줬던 커다란 지우개를 같이 올려 놓았다.

하나는 누군가가 내 통증을 정확하게 다뤄 줬던 증거.

다른 하나는 누군가가 내 기억을 조금 지워 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던 시간의 흔적.

둘을 나란히 놓고 보니 갑자기 그렇게 느껴졌다.

‘이제 이 두 개는, 같은 상자 안에 있어도 괜찮겠구나.’

이미 현실에서 그는 어디 다른 병원 어딘가에서 다른 환자의 사랑니를 뽑고 있을 것이고,

나는 이 도시 어딘가에서 다른 고민들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10년 전의 사랑은 이미 어딘가에서,

우리 말고도 여러 번 소멸했을지도 모른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Aurora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Aurora in Seoul, Korea.

144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4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29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이전 16화사랑니, 사랑, 그리고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