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장. 깨지지 않는 하트
금요일 저녁 여섯 시가 조금 넘으면 몸이 먼저 움직였다.
퇴근 도장을 찍고, 버스에서 두 정거장을 더 가서 내려 골목 끝 건물 3층까지 계단을 헉헉 오르는 일은 이제 거의 일상에 가까웠다.
1년 동안, 나는 이 공방에서 반지, 귀걸이, 목걸이, 이름 붙이기 애매한 작은 장식들을 쉬지 않고 만들어 왔다.
처음엔 입문 과정, 기초 과정, 중급 과정, 3개월 코스로 나뉘어진 수업을 듣는 동안 나는 은세공에 점점 더 빠져들었고, 지금은 마스터클래스를 듣고 있다.
“이제부터는 원하는 거 아무거나 다 만드실 수 있을 거예요.”
강사의 그 말이 이상하게 위로처럼 느껴졌다.
‘내가 무엇을 만들 수 있을까?’
누군가의 계획에 맞춰 따라가는 대신,
마음 가는 대로 만들어도 된다는 시간.
테이블 위에는 왁스 블록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오늘은 자유 창작 작품으로 갈게요. 왁스를 이용해서 본인 이야기를 한 번 표현해 보세요.”
강사의 말을 듣는 순간, 내 머릿속에 하나의 모양이 떠올랐다.
하트.
너무 흔해서,
너무 진부해서,
한 번도 제대로 만들어 보지 않았던 모양.
그래서 오히려, 지금 딱 떠올랐다.
며칠 전 보석 상자를 열었을 때 여전히 반듯하게 누워 있던 아래쪽 사랑니 두 개,
그리고 이제 다시 볼 수 없는 깨져버린 사랑니 두 개를 떠올리자
내 안 어딘가에서 하트 모양이 조용히 떠올랐다.
때가 되면 저절로 생기고,
또 때가 되면 빠져 나가야 하는 그런 사랑이 아니라,
내가 원해서, 내가 만들었다는 이유만으로 영원히 존재를 인정받는 사랑이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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