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니, 사랑, 그리고 나

13장. 깨져 나온 사랑니

byAurora

오른쪽 위, 마지막 사랑니 발치 날.

나는 왼쪽 때만큼 긴장하지 않으려고 애썼다.

“이번에는 지난번보다 빨리 끝날 거예요.”

레지던트 1년차가 말했다.

“각도도 왼쪽보다는 괜찮고, 이번엔 제가 혼자서 잘 해 볼게요.”

그 말이 이상하게 길게 남았다.

‘혼자서.’

지난번 왼쪽도 결국 혼자서 시작하다가 깨뜨렸다는 걸 나와 그는 다 알고 있었다.

그래도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여기까지 와 버렸으니까.

마취가 들어가고,

조명이 내려오고,

입 안에 표면 마취제 특유의 싸한 맛이 번졌다.

이번에는 통증보다 결과가 더 마음에 걸렸다.

‘이번엔 제발, 모양이라도 조금 덜 깨졌으면 좋겠다. 사진으로라도 남길 수 있을 정도면 좋겠다.’

머리로는 “치아 모양이 뭐가 중요해”라고 말하면서도,

보석 상자 안의 아래 사랑니 두 개가 계속 떠올랐다.

“시작할게요.”

그가 말했다.

“조금 눌리는 느낌 있으실 거예요.”

금속 기구가 치아를 잡았다. 압박이 뼈를 따라 올라와 머리 한쪽을 두드렸다.

왼쪽 발치 때의 기억이 몸 안에서 동시에 되살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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