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장. 시작했던 3월, 정리하는 3월
10년 전 소개팅은 3월이었다.
겨울이라고 부르기엔 해가 조금 길어졌고, 봄이라고 부르기엔 아직 손등이 시린 날씨.
졸업식 꽃다발이 마르기도 전에 나는 카페 구석에서 그와 마주 앉아 있었다.
그해 3월은,
“이제 어른이 되었으니 뭔가 학생 때와는 다른 것을 시작해야 할 것 같은 달”이었다.
나는 정확히 뭘 시작해야 하는지는 잘 모르면서도, 왠지 모든 시작이 이 달에 몰려 있는 것 같았다.
그와의 소개팅도, 아래 사랑니를 뽑기로 마음먹은 것도, 이제는 다시 없을 정신없는 개강 대신 채워진 일들이었다.
달력을 넘기다가 나는 문득 멈췄다.
‘10년 전, 3월에 그와 처음 만났고, 한달 후였던 4월에 처음 사랑니를 뽑았는데, 지금도 3월이네?’
우연이라고 넘기기엔 조금 많이 겹쳐 있는 숫자들이었다.
그래서일까,
문자 알림으로 왼쪽 위 사랑니 발치 예약 날짜를 확인하는데 마치 예전의 내 시간표를 다시 보는 기분이 들었다.
“또 3월이네.”
나는 혼잣말하듯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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