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 가면 부모님은 나이차이가 나는 동생을 돌보느라 수를 신경 쓸 수 없었다. 할아버지는 오토바이 뒷자리에 수를 태우고 가까운 저수지에 가서 낛싯대를 던졌다. 수가 멀뚱 쳐다보고만 있자 수의 작은 손에 할아버지는 지렁이 통을 쥐어주었다. 축축한 흙 내음과 꿈틀거리는 지렁이들. 수는 통을 바닥에 떨어뜨렸다. 시꺼먼 흙이 풀밭 위에 쳐박혔다. 지렁이들은 작은 마디들을 웅크렸다 폈다 하며 검은 흙으로부터 흩어지고 있었다. “그걸 놓치면 어떡혀.” 고구마처럼 꺾이고 갈라진 뭉툭한 손이 지렁이들과 흙을 도로 통 안으로 집어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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