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처음 알게 된 것들

by정아라

한 카톡방에 꾸준히 글을 올려 주시는 분이 계시다.

짧게 들을 수 있는 클래식 음악 한 편, 그날의 뉴스 헤드라인, 신문을 보면서 처음 알게 된 것들을 공유해 주신다.


도통 듣지 않던 클래식 연주를 3분, 5분, 출근길에 들어본다. 아직 짧은 경험이지만 시간이 조금씩 쌓이다 보니, 나에겐 아침 출근길엔 바이올린 같은 현악기보다는 피아노곡이 훨씬 듣기에 좋았다. '아다지오' 밖에 몰랐던 작곡가 알비노니의 다른 곡을 들으니 찾아 보게 되고 바로크 시대 곡들도 찾아 보니 대체로 마음에 들었다. 세세한 나의 취향을 발견하게 된다. 나도 몰랐던 내 취향을 알게 되는 것이다.


그 외에도 처음 알게 되는 것들이 많다. 생수병 색깔에 의미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나는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말이 실제로 스피노자가 한 말이 아니라는 것도 처음 들었다. '오늘 처음 알게된 것들'을 읽다 보니 처음 알게 되는 것들이 생각보다 훨씬 많았다.


지난 주 제주도에 다녀오면서 제주도에 대해 새로운 것들도 알게 되었다.


이호태우 해변의 모래가 곽지, 협재, 함덕 해수욕장의 모래보다 검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다 가 보았는데 그 사실을 눈치채지 못한 것이다. 제주도 분의 이야기를 듣고서야 알게 되었다. 아는 만큼 보이는 게 맞구나.


해변에서 달리기를 해 보았는데 그 해변의 경우, 파도가 오는 쪽의 모래는 상당히 단단하여 달리기에 무리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모래에선 달리기가 어려울 거야.' 라는 건 일반적인 편견이었을 뿐 해변마다 상태가 다른 것이다. 가 보기도 전에 판단하면 안 된다. 가 봐야 하고 해 봐야 알 수 있다. 다른 바닷가에서도 달려 볼 생각이다.


제주도의 '괸당 문화'도 처음 듣게 되었다.

'괸당'이라는 단어도 처음 들었고 경조사비 부조 문화가 완전히 다르다는 얘기도 들었다. 육지에서 보통 한 가구나 가족 단위로 축의금이나 조의금 봉투를 챙기는데, 한 집에 사는 부모와 자녀도 자신과 관계된 경조사에는 개별적으로 각자 봉투를 챙겨서 부조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A 아버님 장례식에 참석할 때, A의 자녀 3명을 안다면 셋 모두에게 따로따로 부조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훌륭한 사람이라도 괸당 표는 못 이긴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정치·슬롯적 결정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한단다.

척박한 자연 환경에서 살아가면서 획득하게 된 생존의 윤리이자 서로를 살리는 공존의 지혜겠지, 싶었다.


매일 매일 새롭게 알게 되는 것들이 있다.

매일 매일 배우게 되는 것들이 있다.


어릴 때 한자 수업 시간에 외웠던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說乎)'.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이제야 조금 알 것도 같다.


표지 이미지> 직접 찍었음.


화요일 연재
이전 18화바닷가 모래밭 맨발 달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