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넷째 주
자연은 진공을 혐오합니다.
뭐 물론 언론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면에 빈 공간이 생기면, 기어이 그곳을 채워 넣죠.
법이 침묵하는 공백, 그건 언론에게 가장 탐스러운 먹잇감입니다. 확신에 찬 단어들로 그 빈자리를 선점해 버리기 때문입니다.
이번 주는 법이 침묵한 그 자리에서 출발해 보겠습니다.
최근 조희대 대법원장과 청와대 사이의 대법관 제청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이 사안, 복잡합니다. 어렵고요. 이걸 100%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을까 싶기도 합니다. 제 주위 기자들에게 물어봐도 법조가 아닌 이상 이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대략적으로만 알고 있으니 일단 이 내용부터 짧게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시계를 지난 8월로 돌려보죠. 조희대 대법원장은 대법관 후보로 손봉기 판사를 임명해 달라고 청와대에 요구합니다. 하지만 청와대는 "실질적 협의 없는 일방적인 서면 제청"이라며 임명을 하지 않았죠.
대법원장에게는 대법관을 임명해 달라고 요구할 수 있고(제청), 대통령은 대법관을 임명할 수 있는 권한(임명권)이 있습니다.
이전에는 대법원장과 대통령이 사전에 미리 잘 얘기해서 한 번도 싸우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조희대와 이재명 대통령 사이에 갈등이 빡! 터져 나온 겁니다.
청와대는 다른 후보를 다시 추천하라는 '재(다시) 제청'을 요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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