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 대해 떠오르는 최초의 기억은 무엇인가요?
"어머님, 석찬이가... 자꾸 눈치를 봐요"
초등학교 1학년 담임선생님은 학교를 처음으로 찾은 엄마에게 이렇게 말했다.
아마 엄마 귀에는 이 말이 이렇게 들렸을 테다. "아드님이~ 말은 안 하고~ 자~꾸 눈치를 보고~ 아주 나를 불편하게 해요~"
8살. 고작해야 인생을 채 두자릿 수도 채우지 못한 아이가 눈치를 본다고? 자식의 학교 생활이 어떨지 궁금했던 부모는 20년이 지난 지금도 그 말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니까. 엄마는 그동안 가정교육을 잘못시켰는지 불안해했다. 동시에 오만가지 질문들을 한가득 안고 처음 학교를 방문했다. 족히 나이가 50은 넘은 할머니 담임선생님은 엄마에게 "아유, 아들이 강 씨라서, 제일 먼저 뵙네요~"라고 했다고도 한다.
뒤따오르는 엄마의 질문은 당연히 "학교 생활은 잘 하나요?"였다고 한다.
엄마는 아들이 친구들이랑은 친하게 지내는지, 공부는 잘하는지 등등 수만 가지 질문들을 준비해갔건만, 그 말 한마디에 모든 질문을 덮어두고 "죄송하다"고 했다.
집에 와서 엄마는 내게 말했다. "너 왜 자꾸 눈치를 봐? 선생님이 불편하대. 너 뭐 잘못했어?"
아니, 아무것도 잘못하지 않았다. 잘못할 것도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제 막 유치원에서 초등학교에 올라간 1학년이 잘못해봐야 뭘 얼마나 잘못하겠나. 엄마가 속이 터지는 이유는, 그저 '아무것도 잘못하지 않아서'였다.
조그마한 집. 낡은 시계만 똑딱거리는 방. 가족 4명이 모두 모여 자는 좁은 방에서 엄마는 밤새 한숨을 푹푹 내쉬었다. 영업을 하던 아빠는 매번 집에 늦게 들어와 침대를 오가기 바빴다. 바닥에서 동생과 자던 나는, 억지로 밤마다 눈을 감아야 했다. 내가 뭘 잘못했는지 생각해보던 밤, 그 밤은 그렇게나 길었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