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터파크의 추억(I): 파도풀 속의 평온

2장 [무지의 자각] 6화

by아제

오늘 아침 모닝페이지의 첫 단어는 '평화'였다.


평화?

"그렇지. 나는 그저 평화롭게 살고 싶었던 거지. 맞지."


그런데 평화를 뒤따라 '보험'이라는 단어가 튀어나왔다.


평화와 보험?


왜 느닷없이 보험이지? 둘이 친구인가?

아,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마음의 평화를 흔드니까, 평화를 다시 손에 쥐고 싶어서 보험을 찾게 되는 거구나!


그렇게 썼다.

곧이어 보험업계의 큰손, 여친이 떠올랐다. 여친은 내가 지금까지 알아 온 그 누구보다도 많은 월 보험료를 내는 사람이다.


몇 년 전 여친을 만나기 시작할 무렵 그 사실을 알게 되고는 적잖게 당황했었다. '이런 생각의 차이를 내가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올라왔었다, 물론 말로 꺼내지는 못하고 머릿속 지끈거림으로만 삼켰었다.


여친도 물론 이유가 있었다.


오래전 여친 어머니의 병원비와 간병비로 엄청난 돈이 들어간 적이 있었다. 그때 여친 어머니가 보험이 하나도 없었다. 여친이 쌩돈으로 감당하느라 허리가 휠 뻔했다는 거였다.


그 이후로 하나씩 둘씩 보험이 늘어났다. 전담 보험 설계사가 권하는 대로 "이건 꼭 필요하다"는 보험을 넙죽넙죽 들다 보니 어느새 수많은 보험료를 내고 있었다는 거였다.


어머니 일을 겪고 난 이후로는 미래의 일에 대한 공포와 두려움이 커졌다는 거였다. 혹시 본인에게도 무슨 일이 생기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이 너무 무서웠단다.


얼핏 보기에 여친은 여장부 스타일이다. 겁이라고는 피에 한 방울도 섞이지 않아 보인다. 알고 보니 그렇지 않았다. 엄청나게 겁 많은 구석이 여기저기 숨겨져 있었다.


어느 여름날 워터파크에 갔을 때 그걸 똑똑히 알게 됐다.


어렸을 적부터 경황없이 살아온 여친은 워터파크에 가 볼 기회가 없었다고 했다. 만약 가게 되면 파도풀에는 꼭 한 번 들어가 보고 싶다고 말하곤 했다.


가본 사람은 알겠지만 파도풀은 안쪽까지 들어가야 파도를 제대로 즐길 수 있다. 물론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수심이 깊어져서 겁이 더 올라온다.


안쪽까지는 들어가지 않겠다는 여친을 억지로 잡아끌고 더 안쪽으로 더 안쪽으로 들어갔다.


"쏴아아~~! 쏴아아~~!"


저만치에서 파도가 거칠게 밀려오고 있었다.


"자기야, 온다! 겁내지 말고 날 꽉 잡아!"


굳이 말할 필요가 없었다.

여친은 이미 양팔로 내 목에 힘껏 매달려 있었다.


"아아아아악!!! 싫어!! 나가고 싶어!!!"


"쏴아아 아~~! 철썩! 철썩! 철썩!!"


파도가 우리를 위아래로 크게 흔들어댔다.


여친의 팔은 점점 더 내 목을 조여왔다.

여친이 점점 더 무겁게 느껴졌다.

여친을 매단 채 떠 있기 위해 나는 있는 힘껏 발장구질을 해댔다.


"쏴아아 아~~! 철썩! 철썩! 철썩!!"


어느 순간 갑자기 숨이 막혔다.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여친이 내 몸 위로 올라타고는 온몸으로 나를 물 밑으로 찍어 누르고 있었다.


"으악!!... 어푸어푸!!"


"쏴아아 아~~! 철썩! 철썩! 철썩!!"


"아아아아악!!! 싫어!! 나가고 싶어!!!"


여친은 내 목을 더 세게 조여왔고, 나는 물을 몇 모금이나 들이켰다. 정신이 아뜩해졌다. 코에도 물이 들어가 콧날이 시큰했다. 겁이 덜컥 났다.

이러다간 물에 빠져 죽거나 목이 졸려 죽겠구나!


"쑤우우우우우~~~~!"


다행히 그 순간 파도가 끝이 났다.

우리는 퀭해진 눈으로 간신히 살아 돌아왔다.


여친에게 보험을 죄다 끊으라는 건 파도풀 속으로 혼자 들어가라는 것과 같다. 안쪽으로 밀어 넣을수록 더욱 무서워져서 몸서리칠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그 많은 돈을 매달 낸다는 게 내 입장에서는 또 다른 종류의 불안을 키웠다. 미래의 불안에 대비한 비용이 오히려 현재의 불안을 느끼게 만들었다. 쓸데없는 비용으로 돈이 줄어드는 것 같은 두려움이 자꾸 찾아왔다.


"보험을 끊으라고 할 수도 없고... 그래도 너무 많긴 많은데... 하아... 답답하네..." 하고 한숨을 쉬는데,


"탁!" 뒤통수가 번쩍했다.


"그걸 네가 왜 걱정하고 앉았냐?" 역시나 하느님이다.


"아야! 진짜! 제가 노크 좀 하고 나타나라고 했잖아요!"

"방금 노크했잖냐! 크크! 네 뒤통수에다 노크했다고!! 한 번 더 해 줄까?! 크흐흣!!"

"에잇! 말을 말자, 말을 마!... 에휴. 근데, 좀 전에 뭐라고요?"


"새가슴이 아니라, 새대가리냐? 벌써 생각이 안 나냐? 그걸 왜 네가 걱정하고 앉았냐고!!"


"아... 보험료요? 그럼 누가 걱정해요?! 여친은 보험 얘기만 나오면 죽을 것처럼 기겁을 하니까 아예 말도 꺼낼 수 없잖아요! 생활비 관리하는 제가 걱정할 수밖에 없잖아요!"


"하이고야, 관리를 하셔? 네가? 새가슴이? 크크크!! 아, 웃겨! 그래서 네놈 걱정이 도대체 뭔데? 그깟 보험료로 나가는 돈 때문에 집이라도 팔아야 하는 거냐?! 크크!!"


"에이! 그 정도는 당연히 아니죠! 그래도 엄청 나간다고요! 아니, 아, 맞아요!! 안 그래도 제가 주식으로 계속 까먹고 있는데, 보험료까지 이렇게 나가다 보면 우리 집도 다 팔고 거지될지도 몰라요! 무서워요."


"얌마! 그건 보험료 때문이 아니라 너 때문이잖아! 거기다 왜 보험료를 갖다 붙이냐, 인마! 이거 큰일 날 놈이네?"


"아, 몰라요, 몰라! 어쨌든 저도 헤매고 있는데 나가는 돈은 많으니까 엄청 스트레스받는다고요! '진짜 거지되면 어떡하지?' 하고 맨날 생각한다고요! 흑!"


"하여간 새가슴 시키. 거지되면 되는 거지, 뭐, 큰일 나냐? 거지돼도 안 죽는다, 인마! 크흐흐! 그리고 지금 네 꼬락서니 좀 보고 말해라. 이미 상거지 꼴이구먼, 뭐! 크크크크큿!!"

박수를 치고 배를 흔들고 깔깔깔 웃으면서 방 안을 쿵쿵쿵 뛰어다닌다.


막상 거지라는 얘기를 들으니까 기분이 나쁘다. 말이 그렇다는 거지 누가 진짜 거지된다는 거냐?


"정 그렇게 걱정되면 너도 '거지됐을 경우'를 대비한 보험이나 하나 들어놓으면 될 거 아니냐? 그런 보험은 없는 게냐? 크크!"

"아잇! 세상에 그런 보험이 어딨어요!!"

"없다고? 진짜? 네가 모르는 거 아니고? 요새는 없는 보험이 없던데? 만약 없으면, 새로 만들어서 출시하면 대박일 것 같은데? 내가 보험 회사에 전화해서 바로 만들라고 알려줘야겠다!!"


진짜로 전화하려는 걸 간신히 뜯어말렸다.

"무슨 하느님이, 도움은커녕 사람을 더 힘들게만 해! 아, 짜증 나!!"


"얌마! 너 도와주려고 '거지 보험' 만들어 주려고 했던 거 아니냐! 이놈이 사람 성의를 몰라보네? 이놈은 맨날 지가 지를 죽을 만큼 못살게 굴고 나서는 꼭 남 핑계를 대더라?! 인마, 네가 그래서 안 되는 거다!!"


"바쁜 일 없으세요? 안 그래도 정신 사나우니까, 그만 가주시죠?!"


"가긴 어딜 가냐? 하던 얘기는 뿌리를 뽑고 가야지. 흠... 근데 진짜 '거지 보험' 안 필요하냐?"


"필요 없다고욧!! 거지되는 게 무서우면 뭔가 제대로 된 일을 해야죠. 그게 보험 든다고 해결되냐고요!" 씩씩대며 쏘아붙였다.


"성질은 왜 부리냐? 고연 놈 같으니라고. 아주 출렁출렁 오르락내리락 난리가 났구나! 이딴 놈이 무슨 놈의 평화니 개뿔이니를 찾고 옘병이여? 아주 망상 속에서 사는 놈인디. 내가 괜히 도와주려고 했어. 나도 일 없다, 인마!!"


응? 출렁출렁?


순간, 여친과 같이 갔던 워터파크가 다시 떠올랐다.


"쏴아아~~! 쏴아아~~!" 파도가 밀려오는 파도풀 속에 둥둥 떠 있었다. 두려움에 떨며 유일하게 나에게 의지한 채 매달려 있는 여친. 물 몇 모금 마셨다고 죽네 사네 하며 호들갑은 있는 대로 다 떨고 있는 새가슴. 그러나 파도는 생각보다 거세고 바닥은 생각보다 깊다. 까딱 정신줄을 놓으면 둘 다 물귀신이 된다.


정신이 아뜩해졌던 그때의 기억이 되살아났다. 어느새 나는 다시 물속에서 버둥거리고 있었다. 버둥거릴수록 물속으로 더 깊이 빨려 들어갔다. 나에게 매달린 여친도 함께 끌려 들어갔다. 팔다리에 힘이 빠지고 돌덩이처럼 가라앉았다. 이제 끝인가 보다.


"자기야,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 못난 새가슴을 용서해 줘! 흐윽!"


"쏴아아~~! 쏴아아~~!" 파도는 더욱더 거세게 몰아친다.

"꾸르륵... 꾸르륵... 아... 근데 자기, 보험 많이 들어놨잖아! 그럼 우리 죽어도 보험금은 나오!!... 아... 죽었으니까 어차피 우린 그거 못 받는구나... 꾸르르륵... 꾸르륵..."


"탁!" 납작하고 말랑한 물건이 내 머리통을 내려쳤다.


"탁!", "탁!", "탁!"

"으악! 윽! 아악!"


"뭐 하냐!! 혼자 원맨쇼 하냐?! 아, 놔, 진짜 미친 시키! 얌마!! 꿈 깨!! 정신 차리라고, 인마!!"


"탁!", "탁!", "탁!"


그제야 환상에서 깨어났다.


하느님이 한쪽 발만 고무신을 신고 있었다. 나머지 한쪽은 손에 쥐어져 있었다.

"으악! 고무신? 너무한 거 아녜요?!"


"얌마, 급한 데 고무신이든 뭐든 다 갖다 때려야지. 어떻게 그렇게 순간적으로 정신줄을 놔버리냐? 맨땅에서도 물에 빠져 죽을 놈일세?! 제발 정신 좀 차려라 이 새가슴아!!"


"탁!", "탁!", "탁!"


"아, 이제 그만이요! 이제 다 빠져나왔다고요!!"

"그러다 순식간에 다시 물속으로 기어 들어갈 거 아니냐! 완전히 정신 차릴 때까지 계속 처맞으라고!!"


"탁!", "탁!", "탁!"


"에잇! '거지 보험' 같은 얘기 말고! 마음의 평화를 유지할 수 있는 진짜 방법을 알려 달라고요! 하느님이잖아요!" 솔직히 답을 기대하고 던진 말은 아니었다.


"오, 알고 싶냐? 암, 당연히 방법이 있긴 있지." 있다고? 보험 말고?


"방법이 있다고요? 그럼 진작 좀 알려주셨어야죠!"

"내가? 너한테? 왜?" 음... 개뻥이었나 보다.

"가르쳐 주기 싫은 게 아니라 답이 없는 거죠? 답도 없으면서 답 있는 척하는 거, 지나가던 개도 다 알겠네요!"

"답 있다니까? 단지 너에게 알려주기 싫은 거라니까?"

"됐다고요! 안 믿는다니까요?!"


"답이 진짜 있다고!!" 흥분한 하느님의 얼굴이 울긋불긋 벌게졌다.


"흠... 정 그렇다면 어디 한 번 말씀해 보세요. 제가 한 번 들어는 드릴게요. 믿을지 안 믿을지는 들어보고 나서 판단하고요."


"아, 진짜 답답한 자식! 내가 진짜 안 가르쳐 주려고 했는데, 이러다 내 속이 터질 것 같아서 얘기해 준다!"


살짝 망설이다 하느님이 계속 얘기를 이어갔다.

"...넌 잘 모르겠지만 영계에서도 예전에는 보험이 성행했었다. 그런데 어느 날 보험업을 싹 다 망하게 만든 사람이 나타났다는 거 아니냐. 그 사람 덕분에 사람들이 어찌나 마음의 평화를 잘 유지하게 됐는지..."


"또, 또! 무슨 호랑이 담배 피우는 시절 같은 얘기 하시는 것 아녜요? 뭐예요, 옛날이야기 동화예요?"


"에잇! 진짜 돌대가리 시키! 사람 말을 당최 믿지를 않아. 얌마, 그럼 그 사람을 불러줄 테니, 네가 직접 들어봐라! 어휴 열받아!" 그러면서 손가락을 튕겼다.


"구구구구궁!"

신비로운 소리와 함께 누군가가 나타났다.


"안녕하세요, 형제님!"

목사처럼 보이는 외국분이었다.


"아, 안녕하세요. 그런데 누구...?"

"저는 신학자입니다. 지금은 하느님과 함께 영계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아... 네." 진짜 누가 있긴 있었나 보다.


"그런데 형제님 얼굴을 보니 근심이 있어 보이네요. 걱정거리가 있으신가 봐요?"

"아, 그게... 별거는 아니고요, 제가 타고난 새가슴이라 항상 걱정거리가 좀 많아서요. 휴우. 근데 영계에서 보험업을 다 없애 버리셨다고요? 놀랍네요. 어떻게 하신 거예요?"


"형제님! 제가 만든 특별한 기도문이 있습니다. 이 기도문만 외워서 매일 기도를 하시면 절대 깨뜨릴 수 없는 단단한 마음의 평화를 획득하시게 됩니다.


이 기도문이 영계에 널리 전파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열심히 기도문을 따라 기도를 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기도를 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다 보니... 보험을 사겠다는 사람이 점점 다 사라져 버린 거죠. 그래서 영계의 보험 회사들이 모두 문을 닫게 된 거죠. 영계에 사시는 분들이 좀 극단적이긴 하세요."


"정말요? 진짜 특별한 기도문인가 봐요? 저에게도 알려주실 수 있어요?"

"물론입니다! 그래서 제가 여기 온 건데요. 자, 알려드릴게요!"

품에서 두루마리를 하나 꺼내더니 펼쳤다.


평온의 기도

신이시여, 저에게

제가 바꿀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평온함과,

바꿀 수 있는 것을 바꿀 수 있는 용기,

그리고 그 차이를 분별할 수 있는 지혜를 주소서.

- 라인홀드 니버


"아! 이 기도문 들어봤어요. 그... 누구더라... 맞다, 혹시 라인홀드 니버 님이세요?"

사실은 두루마리에 쓰여 있는 이름을 보고 말한 거였다.


"맞습니다. 제가 라인홀드 니버입니다. 마침 아시네요. 형제님, 이 기도문은 직접 해보셔야만 그 진가를 알 수가 있어요. 제가 마침 시간이 좀 있으니 저하고 같이 기도해 보시죠."


"신이시여, 저에게..."

졸지에 무릎을 꿇고 30분이나 기도를 했다.

기도를 해서인지 살짝 마음이 평온해지고 홀가분해지긴 했다.


"새가슴!! 마음의 평화를 좀 찾았냐?! 넌 30분 가지고는 택도 없을 텐데? 한 30일은 해야 되지 않겠냐? 크크크!!"

기도를 마치자마자 바로 하느님이 나타났다.


"아잇! 그래도 기도하고 나니까 기분이 좀 나아졌다고요! 근데, 아, 지금 생각났어요! 이 기도문이요, 이거 혹시 중독자들 모임에서 쓴다는 그 기도문 아니에요?"

"크크크! 이제 알았냐? 맞지. 그 기도문."


"아니, 제가 무슨 중독자예요? 듣고 보니까 기분이 좀 나빠지려고 하네요? 아까 그분, 진짜 맞아요?"


"너 중독 맞잖아! 걱정 중독!! 불안 중독에 걱정 중독!! 네가 보험이 필요 없네 어쩌고 저쩌고 아무리 지껄여대도 네 여친이 너보다 훨씬 더 정신적으로 건강해요! 네가 문제예요, 인마!"


"아... 걱정 중독이요?... 제가?"


"당연하지! 여태까지도 그걸 몰랐단 말이냐? 그딴 정신 상태니까 도대체 뭘 받아들이고 뭘 바꿔야 하는지 맨날 헷갈려서는 지랄 옘병인 거 아니냐! 이제야 알겠냐?"


바꿀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평온함,

바꿀 수 있는 것을 바꿀 수 있는 용기...


"아... 이제 알았어요! 하느님. 무슨 말인지 알았어요. 여친을 제 생각대로 함부로 바꾸려고 하면 절대로 안 되는 거였어요. 제가 완전히 잘못 생각했어요. 제 생각도 맘대로 못하면서 괜히 여친 핑계를 댄 거였어요. 여친의 불안도 그냥 다 평온하게 받아들이면 되는 거였는데, 저 혼자 다 바보 헛짓거리를 한 거였어요.


아, 그랬더니...

오 정말 마음이 평온해지네요. 감사합니다!

...

...

...음, 그런데요..."


'또 뭔 소리를 하려고?' 하느님의 눈이 커졌다.


"그런데요...

저는요,

여전히...

바꿀 수 있는 용기는...

많이 부족한 것 같아요.

이건 어떡하죠?

용기도 좀 도와주시면 안 돼요? 네?

용기도 좀 키워주시면 안 돼요? 네?

해 주실 수 있죠? 있죠? 있죠? 있는 거죠?"


"이런, 옘병 새가슴 시키!!"


한마디를 외치더니,

흔적도 없이 사라지셨다.



혼자 남겨진 나는 그날의 워터파크를 다시 떠올렸다.

그때 파도풀만 간 게 아니었다.
여친이 파도풀보다 훨씬 더 좋아했던 곳이 있었다.
우리가 향했던 곳은...





[다음 화 예고]

〈워터파크의 추억(II): 해골바가지〉
2장 [무지의 자각] 7화

파도풀에서 혼비백산해 빠져나온 새가슴과 여친은
이번엔 '해골바가지' 앞에 선다.

여친은 홀딱 빠져 "한 번 더!"를 외친다.

새가슴은 하느님을 불러내
"하느님도 해골바가지처럼 좀 해 주시면 안 돼요?" 하고 따지는데...

오늘, 9월 20일(일) 바로 이어서 발행되는
7화 〈워터파크의 추억(II): 해골바가지〉에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