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플에서 만났는데 남편이 됐다

by여운

늦은 밤이었다. 침대에 누워 휴대폰을 들여다보던 나는 메시지 창을 열었다.
“오늘 하루 어땠어요?”
잠시 후, 짧은 답장이 도착했다.
“그냥요. 별일 없었어요. 근데 이런 하루가 좋네요.”

특별할 것 없는 메시지였는데, 손에서 휴대폰을 내려놓지 못했다. 그때는 몰랐다. 이 대화가 꽤 오래 이어질 거라는 걸. 그리고 그 사람이 나의 일상이 될 거라는 것도.


남편과 나는 어플에서 처음 만났다. 이렇게 말하면 가끔 사람들의 반응이 묘하게 갈린다. “요즘은 다 그렇지” 하고 아무렇지 않게 넘기는 사람도 있고, “어플로 만났다고?” 하고 한 번 더 묻는 사람도 있다. 예전에는 나도 후자에 가까웠다. 화면으로 시작된 인연은 어딘가 가볍고, 쉽게 끊어질 것 같았다. 가상공간에서 시작된 관계가 과연 진짜일까 싶었다.


그런데 막상 그 관계 안으로 들어가 보니, 시작은 온라인이었지만 관계는 전혀 가상 같지 않았다. 오히려 처음에는 서로를 더 잘 보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메시지 하나를 보내도 더 신중하게 쓰고, 상대의 말을 더 집중해서 읽는다. 얼굴을 못 보니까 더 읽으려고 했고, 표정이 없으니까 더 상상하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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