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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을 청소하면 운이 좋아질까?

by여운

집안일 중에서 화장실 청소를 좋아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변기 닦고, 세면대 문지르고, 바닥의 머리카락 치우는 일. 생각만 해도 귀찮다. 그렇다고 안 할 수도 없다. 며칠 미루면 물때가 생기고, 더 미루면 청소하는 데 시간과 힘이 훨씬 더 든다.


싫은 이유는 청소 자체보다 시작하기까지의 부담 때문인지도 모른다. 변기부터 바닥까지 깨끗하게 광내야 할 것 같고, 청소용품 꺼내고 장갑 끼고 마음의 준비까지 해야 하니 자꾸 다음으로 미룬다.


바카라에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읽었다.
아침마다 화장실을 청소하는 사람이 있었다. 처음엔 졸리고 귀찮았지만, 청소를 마치고 나면 정신이 맑아지고 기분이 좋아졌다고 한다. 회사에서 일이 잘 풀린 날도 있었단다. 글쓴이는 화장실 청소를 일종의 '의욕 스위치'로 삼았다.


화장실을 청소하면 운이 따른다는 말은 잘 모르겠다. 하지만 깨끗해진 화장실을 보고 기분이 좋아지는 건 충분히 이해가 된다. 나도 집 안의 작은 공간을 정리하고 나면 괜히 한 번 더 들여다보게 된다. 남들은 달라진 줄도 모르지만 나는 안다.


그런데 화장실 청소와 운 이야기는 대체 어디서 나온 걸까. 궁금해서 찾아봤다.


풍수에서 화장실은 물이 모였다가 빠져나가는 곳이라 음기가 강한 공간으로 본다. 그래서 집 안의 재물운과 건강운이 새기 쉬운 곳이라고도 한다. 변기 뚜껑과 문은 닫아두고, 배수구의 머리카락은 바로 치우고, 곰팡이와 물때는 두지 말라는 식이다. 조명은 밝게, 수건은 밝은 색으로 쓰라는 말도 있다.


재미있는 건 이 규칙들이 위생 수칙과 거의 겹친다는 점이다. 습기를 가두지 않고, 배수구를 비워두고, 곰팡이가 필 틈을 안 주는 것. 기운이 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관리한 화장실이 쾌적한 건 분명하다. 어쩌면 옛사람들은 "깨끗이 써라"를 오래 지키게 하려고 "운이 달아난다"는 말을 붙였는지도 모른다. 이만큼 잘 먹히는 잔소리도 드물다.


인테리어 쪽에서도 비슷한 얘기를 한다. 화장실은 비울수록 좋은 공간이다. 청소도구는 눈에 안 띄게 넣어두고, 조명은 밝게, 물건은 최소한으로. 물건이 적으면 닦을 때 들어낼 것도 적다. 결국 내가 늘 하던 얘기로 돌아온다.


심리학에서도 할 말이 있다. 작은 규모의 연구에서, 집이 어수선하다고 말한 사람은 하루 동안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가 더 높았다. 어지러운 환경이 주의를 흩뜨려 집중을 방해한다는 연구도 있고, 정돈된 방에서 10분 있었던 사람들이 간식으로 초콜릿바 대신 사과를 더 많이 골랐다는 연구도 있다. 다만 어수선해서 스트레스를 받는 건지, 스트레스를 받으니 어수선해지는 건지는 따로 따져봐야 한다. 둘이 같이 나타난다는 데까지가 확실한 부분이다.


그렇다고 화장실을 닦으면 복권에 당첨된다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그래도 아침에 작은 일 하나를 끝냈다는 느낌, 깨끗한 공간을 본 기분, 조금 나아진 집중력이 하루를 덜 꼬이게 할 수는 있다. 바카라 속의 '의욕 스위치'도 아마 이런 거였을 것이다. 운이 따랐다고 느끼는 건, 그렇게 덜 꼬인 하루가 쌓여서인지도 모른다.


화장실도 작게 나눠서 관리하면 된다. 꼭 한 번에 다 할 필요는 없으니까.


아침에 세수한 뒤 세면대의 물자국을 닦고, 눈에 띄는 머리카락은 바로 치우고, 변기가 신경 쓰이는 날엔 변기만 닦는다. 그 정도면 큰 결심이 필요 없다.


물론 이렇게 해도 화장실 청소가 아예 사라지는 건 아니다. 바닥이나 배수구처럼 따로 신경 써야 할 곳도 있다. 그래도 작은 일을 그때그때 해두면 나중에 한꺼번에 치울 부담은 줄어든다.


화장실도 그렇게 관리하면 된다. 꼭 한 번에 다 할 필요는 없으니까.
아침에 세수한 뒤 세면대의 물자국을 닦고, 눈에 띄는 머리카락은 바로 치우고, 변기가 신경 쓰이는 날엔 변기만 닦는다. 그 정도면 큰 결심이 필요 없다.


물론 이렇게 해도 화장실 청소가 아예 사라지는 건 아니다. 바닥이나 배수구처럼 따로 신경 써야 할 곳도 있다. 그래도 작은 일을 그때그때 해두면 나중에 한꺼번에 치울 부담은 줄어든다.


나는 부지런한 살림꾼이 되고 싶은 게 아니다. 청소를 좋아하게 될 자신도 없다.
그저 청소가 큰일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깨끗해진 공간을 보는 건 좋지만, 그걸 만들려고 매번 진을 빼고 싶지는 않다.


그래서 우선 세면대를 한 번 닦아본다. 적은 힘으로 효과는 커서 기분이 좋다.


내가 원하는 건 완벽하게 깨끗한 화장실이 아니다.
청소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한숨부터 나오지 않는 화장실이다.


운이 따르는지는 모르겠지만, 청소할 일을 조금 줄여놓으면 다음에 화장실을 청소할 때의 나는 적어도 운이 좋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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