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 바닥을 나뒹구는 최지안의 목구멍에서 돋아난 초록색 선인장은 이미 단순한 식물의 범주를 아득히 벗어나 있었다. 미세하게 수축하고 팽창하는 덩굴은 살아있는 심장처럼 쿵쾅거렸고, 촘촘하게 박힌 가시 사이로는 검붉은 진물이 뚝뚝 떨어졌다.
"커흑… 켁, 헉…!"
지안의 두 눈이 하얗게 뒤집힐 듯 말았다. 극심한 고통 속에서 구조를 갈구하는 손이 바닥을 긁었지만, 목에서 자라난 줄기가 성대의 모든 공기를 틀어막아 어떤 비명도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했다. 완벽한 고요와 정적만이 지배하던 심야 식물원 '루나'에 지안의 꺽꺽거리는 숨넘어가는 소리가 처참하게 울려 퍼졌다.
그 지옥 같은 파열음 속에서도 이수의 얼굴은 평온했다. 아니, 평온하다 못해 서늘할 정도로 무감했다.
서걱.
이수가 손가락을 가볍게 튕기듯 낡은 전정가위를 펼쳤다. 날붙이가 밤안개처럼 서린 달빛을 받아 날카로운 은백색 섬광을 튕겨냈다. 이수는 칠흑 같은 눈동자로 바닥을 내려다보며 얇은 입술을 열었다.
"삼키지 못할 고통을 억지로 품고 있으니 몸이 사막이 되는 거지."
무미건조한 음성이었다. 동정이나 연민 따위는 한 톨도 섞이지 않은, 철저히 무기물적인 선언.
이수는 망설임 없이 허리를 숙였다. 그의 손에 쥔 전정가위가 지안의 목덜미를 파고든 선인장의 두꺼운 본체를 겨눴다. 마디를 뚝 끊어내어 뿌리째 도려내려는 의도였다.
"잠깐만요! 뭐 하는 거예요, 당장 그만둬요!"
반사적으로 튀어나간 건 한여름이었다. 번아웃으로 멍했던 머리가 충격으로 바짝 조여들었다. 의사도, 구급대도 아닌 남자가 손에 든 무식한 가위로 사람의 목을 찌르려 한다고 생각한 여름은 다급히 몸을 날려 이수의 팔목을 거칠게 움켜쥐었다.
닿는 순간, 여름은 온몸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이수의 팔뚝을 감싸고 있던 검은 줄기 문신 부근에서, 마치 시린 얼음장 같은 냉기가 여름의 손바닥을 타고 전해져 온 동시에 눈앞이 기괴하게 일렁였다. 지안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짙고 시퍼러둥둥 한 안개 같은 형상—식물의 '오라'가 여름의 망막을 가격했다. 그것은 억눌린 억울함과 타인의 시선에 짓밟힌 지안의 절망이 뒤틀려 뿜어내는 저주 어린 악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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