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찮아 비용 25일차
오늘 기획팀에 새로운 직원이 왔다.
경력직이라고 한다.
듣기로는 기존 직원들보다 훨씬 좋은 조건으로 채용했다.
나보다 월급 100만원을 더 받는다.
연봉을 듣는데 기가 막혔다.
그 사람이 나보다 월급을 많이 받아서 억울한 건 아니다.
그 정도 조건을 제시할 수 있는 회사라면 우리 팀에도 실력 있는 사람을 벌써 채용할 수 있었을 텐데...
왜 우리 팀만 아직도 팀장을 뽑을지,
팀원을 뽑을지 결정하지 못하면서 저런 사람을 뽑는다고?
서운하고 화가 난다.
내가 전략적인 업무에 부족하다면 그 업무를 맡을 사람을 빨리 채용하면 될 일이다.
그런데 사람은 뽑지 않으면서 요구하는 건 점점 많아진다.
요즘은 깨지는게 일상이다.
새로 입사한 여직원은 키도크고 날씬하고 이쁘고 어리다. 잘 웃고 밝고 사랑스러운 느낌이다.
모델같다.
그래서 저렇게까지 주고 모델을 데려왔나?
첫 출근이라 그런지 조금 긴장한 모습이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기존에 근무하던 직원은 새로운 사람이 자신의 업무를 넘겨받으러 오는 줄도 몰랐다고 한다.
아무것도 모른 채 하루 종일 인수인계를 했다.
그리고 퇴근할 무렵, 인수인계하던 직원은 그동안 참아왔던 이야기와 실업급여 달라는 이야기를 팀장에게 꺼냈다.
그때부터 사무실에 고성이 울려 퍼졌다.
"야! 내가 장난하는 걸로 보여?"
"내가 웃으면서 얘기하니까 우습게 보여?"
"너가 일을 똑바로 했어야지!"
"다른 회사였으면 너는 벌써 잘렸어."
"그만두든지 말든지 니가 알아서 해. 내가 그만두라고 했어?"
사무실이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새로 온 직원도 그 자리에 있었다.
첫 출근한 날부터 이런 광경을 보게 될 줄은 몰랐겠지..
주변 사람들이 새 직원에게 다가가 말했다.
"우리 회사 원래 분위기 좋아요. 오늘만 이런 거예요."
"내일도 꼭 출근하세요."
그렇게 새 직원을 달래서 퇴근시켰다.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최근 승진한 팀장은 부쩍 목소리가 커졌다.
예전에는 웃으며 이야기하던 사람이었는데,
요즘은 작은 일에도 날카롭게 반응한다.
쟤도 참 힘들게 산다.
인상도 약간 날카롭게 변한거 같다.
승진하면 사람이 달라지는 걸까?
원례 저렇게까지 사납진 않았는데...
아니면 원래 그런 사람이었는데 이제야 드러나는 걸까?
우리 팀에는 여전히 사람이 부족하다.
오늘도 3시에 일어나서 부가세 기초데이터를 맞췄다.
괜히 서럽다.
오늘은 리얼티인컴에서 배당금이 들어왔다.
그 배당금으로 리얼티인컴 한주를 매수했다.
나는 회사를 대신할 수입을 조금씩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