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보리빛 카푸치노

#아이보리빛

by소수지

나는 커피를 좋아한다. 한때는 커피 매력에 이끌려 바리스타 학원에 다닌 적도 있다. 아침에 커피 한잔을 내리는 일은 하루를 시작하는 소소한 의식과도 같다. 커피를 배우면서 알게 된 것은 카푸치노의 세계였다. 커피는 추출 시간, 압력, 물 온도, 원두 분쇄도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데 이것은 현대적인 기계로 커피를 쉽게 추출한다.


카푸치노는 다르다. 에스프레소가 과학이라면, 카푸치노는 예술에 가깝다. 카푸치노는 바리스타의 전문성에서 작품이 된다. 우유 온도와 거품 상태는 물론 바리스타 손목의 각도와 높이, 우유 투여 속도에 따라 카푸치노의 하트, 나뭇잎의 무늬가 창작된다. 달라진다. 서로 다른 밀도와 온도, 질감을 가진 두 존재가 한 잔에서 만났을 때, 그 조화의 흔적이 커피잔에서 하트가 피어난다.


섞일 것 같은데 섞이지 않는, 그렇지만 서로 밀어내고 내어주면서 온전한 정체성을 드러내는 카푸치노는 아이보리빛 우유만이 보여줄 수 있는 예술이고 그의 가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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