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날이 있으면 비가 오는 날도 있듯이, 인생 또한 마찬가지다. 문제는 좋은 순간은 짧고 어려운 때는 길게 느껴진다는 점이다.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때면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고민하게 된다. 생각하면 할수록 그 문제에 더 깊이 빠져들고, 그러다 보면 시간마저 더디게 흘러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럴 때면 성경 전도서의 한 구절이 생각난다.
"형통한 날에는 기뻐하고 곤고한 날에는 되돌아보아라. 이 두 가지를 하나님이 병행하게 하사 사람이 그의 장래 일을 능히 헤아려 알지 못하게 하셨느니라."
힘든 때는 스스로를 돌아보라고 한다.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생각해 보라는 뜻일 것이다. 하지만 꼭 자신의 잘못을 찾아 반성하라는 의미만은 아닐 것이다.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며 좋았던 날들도 떠올려 보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싶다.
돌아보면 힘든 날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기쁘고 행복했던 순간도 있었고, 도저히 해결될 것 같지 않던 일이 뜻밖에 쉽게 풀린 적도 있었다. 당시에는 견디기 어려웠던 일이 시간이 지나면서 별일 아닌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그 시간을 거치면서 깨달았던 사실은, 삶은 롤러코스터와 같아서 좋을 때도 있으면 나쁜 때도 있으니 지금 힘들다고 너무 좌절하지 말아야겠다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내가 어려운 순간마다 그 의미를 찾아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되지 않는 일이 있었고,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마음에 앙금처럼 남는 일도 있었다. 다만 그 시간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이후의 삶이 조금은 달라질 수 있다고 믿었던 것뿐이다.
빅터 프랭클 역시 그의 바카라 《죽음의 수용소에서》에서 극한의 고통 속에서도 삶의 의미를 잃지 않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이야기했다. 그가 겪었던 고통과 우리가 일상에서 겪는 어려움을 나란히 놓을 수는 없겠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삶의 의미를 찾으려 했던 그의 태도는 오늘을 살아가는 나에게도 울림이 크다.
형통은 내가 원하는 대로 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정직하고 성실하게 살아왔다면, 그것 역시 형통한 삶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믿고 싶다.
우리는 흔히 이루지 못한 일들을 오래 기억한다. 반면 이미 누렸던 좋은 순간들은 쉽게 잊는다. 지나고 나서야 그때가 참 좋았다는 사실을 깨닫기도 한다. 당시에는 평범하다고 여겼던 하루가 시간이 흐른 뒤에는 그리운 날로 남기도 한다.
지금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당장은 어렵고 답답하기만 한 이 시간에도 언젠가 돌아보면 소중하게 느껴질 날이 있을 것이다. 물론 그때가 언제일지는 알 수 없다.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지금의 어려움이 어떻게 끝날지 나는 알지 못한다. 다만 지나온 삶에 힘든 날만 있었던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떠올려 본다. 어쩌면 지금의 이 시간도 언젠가는 다른 마음으로 돌아보게 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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