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
통장에 찍힌 숫자가 짧다.
군더더기 없이 명백하게 빠듯하다.
생존의 압박에 밀려 새벽의 동대문으로 향한다.
퇴근 후 토막잠을 자더라도 몇 푼이라도
손에 쥐어야 한다는 계산뿐이다.
지원한 곳은 의류 상가,
창고를 정리하고 주문 물량을 포장해 쌓아두는 일이다.
상가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판가름이 난다.
나는 이미 글러먹었다.
나와 동갑이라는 사장은
머리에 반다나를 두르고,
페인팅 자국이 흩뿌려진 상의에
펄럭이는 통바지,
허리엔 두 겹의 벨트와
쇠사슬 체인을 차고 있다.
그리고 그게 그 상가의 평범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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