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째 되던 날

1부 : 닿지 않는 세계

by서하

이리엘은 갈색 지붕 집으로 갔다. 가정교사로 이곳에 온 지 스물아홉 번째 날이었다. 그동안 가르쳐 온 루시안은 순수한 어린아이 그 자체였다. 이리엘은 갈색 지붕 집으로 가며 루시안과의 추억을 곱씹었다.

───

"선생님, 오늘은 뭘 배우나요?" 루시안이 나에게 다가가며 물었었다.

"오늘은 옛 어촌과 산골, 농촌에 대해 배울 거야."

"네? 근데 지금도 어촌이나 산골, 농촌이 있잖아요?" 루시안은 귀여운 얼굴로 고개를 갸우뚱했다.

"맞아, 지금도 있지. 하지만 지금의 그곳들은 예전의 그곳들과 차이가 크게 달라." 나는 루시안에게 웃음을 보였다.
"지금은 그런 시골들엔 할머니 할아버지들만 계셔. 옛날엔 도시가 없었어. 왜, 네가 사는 이 마을 옆에 좀 가면 도시가 있잖니? 거기가 도시란다."

"와, 진짜요?
근데 선생님, 그 도시는 1시간은 지나야 도착하는데 왜 '좀'이에요?"

루시안은 나에게 곤란한 질문을 꽤 많이 했다. 내 직업상 여러 도시와 대륙을 돌아다니며 그곳의 기억을 기록하기에 그 정도 거리는 '좀' 먼 곳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도 요즘엔 거의 안 보이는 백합 같은 순수함이 그런 곤란함을 씻어주었다.

───

이리엘은 생각을 멈추고 갈색 지붕 집의 문을 두드렸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오늘이 마지막 날이잖아요? 그러니까 오늘은 이야기 들려주세요!”
루시안이 웃으며 말했다.

이리엘은 잠시 창밖을 바라보았다.
“그럴까. 그럼 내 이야기를 해 줄게.”

그리고 조용히 덧붙였다.
“십 년도 더 지난 이야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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