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K.310과 아빠

부제: 말하지 못한 마음은 어디로 가는가

by조윤미

며칠 전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아빠가 받으셨다. 폐에 물이 차서 숨이 차고 말씀하시기도 힘든 상태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아빠는 내 전화를 받으셨다.

나는 울 것 같았다. 하지만 울지 않았다.

“지금 저녁 준비하고 있어요.”

“아이들은 영어학원하고 수영에 갔다가 6시 넘어서 올 거예요.”

아픈 아빠에게 무슨 말을 할지 잠시 망설였다. 그런데 결국 아무 일도 없는 사람처럼 평소의 이야기를 했다.

“그래. 평상시 운동이 중요해.”

아빠도 아무렇지 않게 대답하셨다. 그렇게 몇 마디 일상 이야기를 나누고 전화를 끊었다. 전화를 끊고 한참을 울었다.

아빠와 이렇게 오래 일상적인 이야기를 나눈 것이 처음인 것 같았다.

그리고 문득 생각했다.

나는 왜 아빠에게 이렇게 오랫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을까.


1778년 7월 3일, 파리

스물두 살의 모차르트는 그날 두 통의 편지를 썼다.

한 통은 아버지 레오폴트에게, 다른 한 통은 잘츠부르크의 가족 친구였던 불링거 신부에게였다.

파리에서 병을 앓고 있던 어머니 안나 마리아의 상태가 급격히 나빠지고 있었다.

모차르트는 아버지에게 어머니가 몹시 아프다고만 썼다.

어머니가 죽었다는 사실을 직접 전하지 못했다.

대신 불링거 신부에게는 진실을 알리고, 아버지에게 그 소식을 전해달라고 부탁했다.

레오폴트는 열흘 뒤인 7월 13일, 아들이 아닌 친구를 통해 아내의 죽음을 알게 된다.

이 이야기를 처음 자세히 알았을 때, 나는 한동안 그 대목에서 멈춰 있었다.

나도 그랬기 때문이다.

항상 아빠에게 직접 말하지 못하고 엄마에게 먼저 말했다. 아빠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돌려서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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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로 말하고 말로 연주하는 사람. 피아니스트이자 클래식 해설자. KBS 라디오 방송 진행을 거쳐 현재 유튜브 <조윤미의 크레센도> 에서 소리와 감정을 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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