Ⅴ. 악보는 같은데, 음악은 달라졌다.

by조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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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6 (수) 20:00 | 발트해 페스티벌 (Baltic Sea Festival) 스웨덴 스톡홀름, 베르발트하렌

임윤찬 피아니스트 × 체코 필하모닉 × 세묜 비치코프

라벨 피아노 협주곡 협연.


- 임윤찬의 라벨 피아노 협주곡 G장조를 다시 듣다.


덥고 습한 여름이 조금씩 지나가고 있다.

아직 한낮의 열기는 만만치 않지만, 그래도 계절은 조금씩 다음 장면을 향해 가고 있는 듯하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 이럴 때 시원하고 짜릿한 음악이 듣고 싶은데...!’


그런데 마침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발트해 주변 국가들의 문화 플랫폼인 발트해 페스티벌에 임윤찬 피아니스트가 출동한다는 소식이었다.

프로그램을 확인하고는 더 반가웠다.

라벨 피아노 협주곡 G장조.

라벨이라니.

소식을 듣는 것만으로도 괜히 마음이 먼저 들떴다.

더 좋은 소식은 라디오 생중계로 공연을 들을 수 있다는 것.

한국 시간으로 27일 새벽 3시부터 시작이었다.


‘새벽 3시쯤이야! 그때 일어나서 들으면 되지.’


처음에는 아주 자신만만했다.

그런데 임윤찬 피아니스트의 순서는 새벽 5시쯤.

결국 잠깐 눈을 붙이는 것보다 거의 날밤을 새다시피 하며 기다리게 되었다.

피곤한 눈을 비비며 라디오 앞에 앉아 있던 그때였다.

드디어 라벨의 첫 음이 흘러나왔다.

그리고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깨끗하면서도 상큼한 소리.

어딘가 시원하고 짜릿했다.


‘아, 이거였구나.’


내가 여름밤에 기다리던 음악이 바로 이런 소리였구나.

새벽 5시, 잠도 덜 깬 채 라디오 앞에 앉아 있었지만 귀만큼은 어느 때보다 또렷하게 열려 있었다.

그렇게 나는 스톡홀름에서 들려오는 라벨을 한 음 한 음 따라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상했다.


‘어? 1악장 시작이 BBC Proms 연주 때보다 템포가 약간 느린 것 같은데?’

분명 얼마 전 BBC Proms에서도 같은 곡을 들었다.

같은 작곡가,

같은 작품,

같은 피아니스트.


그런데 발트해 페스티벌의 라벨 피아노 협주곡 1악장 시작을 듣는 순간,

템포가 조금 느리게 설정되었다는 직감과 함께 임윤찬 피아니스트의 소리가 조금 더 또렷하게 들렸다.

그 차이가 궁금해졌다.

나는 결국 다시 악보를 펼쳤다.

그리고 두 연주를 나란히 놓고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악보는 같은데, 음악은 달랐다.

악보는 같은데, 음악은 달랐다.

소리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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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로 말하고 말로 연주하는 사람. 피아니스트이자 클래식 해설자. KBS 라디오 방송 진행을 거쳐 현재 유튜브 <조윤미의 크레센도> 에서 소리와 감정을 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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