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이 너무 오래 머문 자리
빛이 제 뼈를 깎아 만드는 빛깔이 있다,
어둠의 가장 깊은 파문에서 걸어 나온
작고 시퍼런 태양,
나는 그것을 노랑이라 부르지 않고
레몬이라 부른다.
혀끝에 닿기도 전에
눈동자를 먼저 가르는 섬광,
그것은 과육의 입술이 들려주는
지중해의 서늘한 비명.
여름의 타오름을 가두어
단단한 껍질로 봉인한 침묵 속에
얼마나 많은 햇살의 채찍질이 과즙으로 고였던가.
그 칼날 같은 시큼함은
상처받은 영혼의 감각을 깨우는
가장 선명하고 지독한 세례.
레몬의 색은 빛의 번역이 아니다.
절망의 밑바닥에서
기어이 기쁨의 깃발을 뽑아 올린
생(生)의 가장 찬란한 단면이자,
세상이 모두 둔감해졌을 때
단 한 번의 향기로 가슴을 관통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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