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이 스며드는 틈새에 대하여
완벽함은 신의 영역이라 말하지만, 살아가는 이 땅 위에 온전히 매끈한 구석이란 없다.
창가의 유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균열을 품은 채 빛을 굴절시키고, 오랜 세월을 견딘 석탑 역시 밤낮의 기온 변화 속에서 피부를 조금씩 갈라내며 숨을 쉰다. 유구한 시간의 톱니바퀴 아래에서, 세상의 모든 존재는 조금씩 금이 간다.
균열을 파괴의 서막이나 상처의 흔적으로만 여길 때가 많다. 금이 간 그릇은 언젠가 깨질 위험을 안고 있고, 갈라진 마음은 사소한 바람에도 쉽게 허물어지기 때문이다. 가라앉은 균열을 숨기려 부단히 애를 쓰며, 매끄러운 겉면을 유지하기 위해 자신을 포장하고, 한 번도 깨어진 적 없는 단단한 바위인 척 포장된 미소를 지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삶을 깊이 들여다본 이라면 안다. 빛이 어디로 들어오는지를.
아무런 틈새도 없는 단단한 철옹성에는 빛도, 바람도, 새로운 생명도 스며들 수 없다. 완벽하게 닫힌 공간은 단단할지언정 적막하며, 피어날 수 없는 완성에 갇혀 죽어간다. 그러나 균열이 생기는 순간, 세상과의 호흡이 시작된다. 그 조그만 틈을 타고 어두운 내부로 한 줄기 햇살이 비치고, 바람이 지나가며, 이름 모를 풀씨 하나가 내려앉아 싹을 틔운다.
영혼 또한 마찬가지다. 누군가를 깊이 사랑하게 되는 순간은 그 사람의 매끄럽고 완벽한 모습 앞이 아니다. 지닌 수많은 틈새, 그 금 간 자리 사이로 삐져나오는 인간적인 고뇌와 결핍을 목격했을 때 마음이 열린다. 틈과 틈이 맞물릴 때, 두 개의 불안정한 세계는 서로의 균열을 메우며 고요한 연대를 이룬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