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막 3장
안녕하세요, 준쿠스입니다.
이번 시간은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리어왕』 2막 3장을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장은 매우 짧기 때문에 이번 글 역시 평소와는 달리 그다지 길게 이어지지 않을 겁니다.
2막의 다른 장들과 비교하면 3장은 정말 짧습니다. 그렇다면 왜 그럴까요? 이런 불균형은 설명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불균형일지라도 극 전체적으로 보면 조화로워야 하지요. 마치 베토벤 교향곡의 <합창>처럼 말이에요. 이 곡을 들으면 불협화음들이 매우 두드러지는데 이게 곡 전체적으로 보면 조화롭게 상승되지요. 그리고 이 작품 역시 그러합니다.
그럼, 왜 2막 3장이 이렇게 짧은지를 한번 살펴볼까요? 우선, 가장 분명한 까닭 중 하나는 등장인물이 적기 때문입니다. 정확히 말해서, 이번 장에 등장하는 인물은 글로스터 백작의 적장자이면서도 서자(庶子)인 배다른 동생 에드먼드의 계략에 빠져, 무고하게 모든 권리와 명예를 잃고, 목숨마저 위태롭게 된 에드가 한 사람뿐이지요. 그러므로 이번 장의 대사는 당연히 전부 독백입니다.
에드가는 이 극의 서브플롯에서 주인공 격인 인물입니다. 메인플롯과 비교하자면, 코딜리어의 위치에 해당하는 인물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극이 진행되면서 그가 등장하는 장면은 매우 적습니다. 이 2막 3장까지 포함해서 총 세 번 밖에(1막 2장과 2막 1장 그리고 2막 3장) 등장하지 않았거든요. 그것도 매우 간간이, 매우 짤막한 시간 동안만 등장합니다. 그러므로 플롯 전개 상으로 본다면 앞으로 그는 본격적으로 극 표면 위로 나와 활동을 해야만 합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 예비적으로 필요했던 장(章)이 바로 이 2막 3장인 겁니다. 왜냐하면 에드가는 도망자 신세이기 때문에 신분을 감춰야만 하니까요. 안 그러면 금세 발각되어 죽임을 당하게 될 겁니다. 그런데 이 작품은 소설이 아니고 무대 상연을 전제로 하는 장르의 글이라는 걸 잊어서는 안 됩니다. 그러므로 그전에, 즉 변장을 하기 전에 관객들에게 에드가가 ‘어떻게 변장을 할 것인지’를 알려줘야 하지요. 그렇지 않으면 관객들은 무대 위의 누가 에드가인지 알 수가 없을 테니까요.
그러므로 이 2막 3장은 플롯의 전개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설명을 위한 장입니다. 그리고 이런 설명은 짧고 간명할수록 극적 긴장에 방해가 되지 않지요. 제가 보기에 바로 이 점이 2막 3장이 이렇게 짧은 이유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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