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막 2장
안녕하세요, 준쿠스입니다.
이번 시간에도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리어왕』에 대한 리뷰를 계속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다룰 부분은 2막 2장으로, 해당 극이 이루어지는 공간적 배경은 2막 1장과 동일합니다. 즉, 글로스터 백작의 성입니다. 극의 내용을 좇아가기 위해 조금 주의를 기울어야 할 부분은 시간적 배경입니다. 앞서 2막 1장의 시간적 배경은 늦은 밤이었지요. 그리고 밤의 어둠을 이용해서 에드가가 아버지인 글로스터 백작의 분노를 피해 집에서 도망을 갔었어요. 2막 2장의 시간적 배경은 아마도 1장과 겹칠 겁니다. 즉, 무대 위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성 내 한쪽에서는 에드가가 도망가고 있을 때, 2막 2장의 장면이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것이지요.
2막 2장의 첫 장면은 이렇게 늦은 밤 글로스터 백작의 성에 두 명의 전령들이 등장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두 명은 각각 변장한 켄트와 거너릴의 하인, 오스왈드이지요. 이들은 각각 자신들의 주인인, 리어와 거너릴의 편지를 리이건에게 전달하라는 명령을 받은 상태이지요. 그래서 극 내에서는 생략되었지만, 우선 이들은 편지를 들고, 이 글로스터 백작의 성에 오기 전에 리이건이 사는 콘월 공의 성을 먼저 방문했을 겁니다. 그리고 그들 부부에게 편지를 전달했겠지요. 그리고 이 두 개의 서로 완전히 상반되는 내용의 편지를 읽은 리이건과 콘월 부부는 (아마도 거너릴이 편지에서 써 놓은 바대로) 거너릴을 만나기 위해 글로스터 백작의 성으로 향하고, 밤늦게 그곳에 도착합니다. 그리고 켄트와 오스왈드에게는 그들을 따라오라고 명령했겠지요. 그리고 그 결과, 켄트와 오스왈드는 글로스터 백작의 성에서 만나게 된 겁니다.
이 리뷰에서 언급은 안 했지만, 사실 켄트와 오스왈드는 서로 처음 보는 사이가 아닙니다. 이미 1막 4장에서 서로 만났었는데, 이때 오스왈드가 리어에게 대놓고 무례하게 구는 걸 보고 분기탱천한 켄트가 그의 정강이 걷어차면서 패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리고 그때의 분이 여전히 사그라들지 않은 켄트는 오스왈드를 보자 거침없는 모욕을 퍼부으면서 위협을 하지요. 이게 바로 2막 2장의 첫 장면의 내용입니다.
오스왈드는 시쳇말로 소심한 빵셔틀의 전형의 같은 인물입니다. 즉, 타고난 약자에 지독한 겁쟁이면서도, 이러한 자신의 처지와 성정에 대해 강한 자격지심을 가지고 있지요. 이런 부류의 인간들의 특징은 강자에게 빌붙어서, 그 강자의 권력을 의지 삼아 허세와 거만을 떤다는 점이지요. 그리고 오스왈드가 딱 그런 인물입니다. 그래서 그는 거너릴이 함께 있을 때는 브리튼의 왕인 리어에게조차 시건방을 떨었지만, 막상 자신의 주인이 없는, 남의 집 앞에서는 쫄아서 켄트의 필터링 없는 거침없는 모욕에도 아무 말도 못 한 채 바들바들 떨고 있을 뿐이지요.
이건 제 경험에서 나온 생각이지만, 한 사람이 얼마나 도덕적 판단력을 타고났는지는 오스왈드 같은 인물을 보았을 때 얼마나 예민한 감수성을 보이느냐에 따라 드러납니다. 그리고 아마도 셰익스피어도 비슷하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왜냐하면 이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성격을 드러내는, 매우 효과적인 장치로서 이 오스왈드라는 소인배가 사용되고 있거든요. 예를 들어, 지금 다루는 2막 2장 말고 좀 더 뒷부분, 2막 4장을 보면, 리어가 이 오스왈드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Lear. This is a slave, whose easy-borrow’d pride dwells in the fickle grace of her he follows. Out, varlet, from my sight!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