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지붕 위의 사다리

— 위험하다는 말을 듣고도 내려오지 못하는 이유

by이슬이글

작은 건물의 관리인은 손재주가 좋았다.


복도 전등도 갈았고,

문이 삐걱거리면 경첩을 고쳤다.

업체를 부르면 돈이 많이 든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했다.


건물 옥상으로 올라가는 접이식 사다리가 있었다.

몇 년 전에 구입한 것이었다.

관리인은 그 사다리를 오래 썼다.


비가 온 다음 날,

천장 점검을 위해 창고에서 사다리를 꺼냈다.


청소 직원이 사다리의 발판을 보았다.

“여기 연결 부위가 흔들리는데요.”


“오래 써서 그렇지. 문제없어요.”

“사람 올라가도 괜찮을까요?”

관리인은 발판을 손바닥으로 두드렸다.


“내가 이걸 몇 년을 썼는데.”

그는 사다리를 펼쳐 벽에 기대었다.

청소 직원은 아래쪽에 서 있었다.


관리인이 세 번째 발판에 발을 디딘 순간 금속이 짧게 울렸다.

“잠깐만요. 내려오세요.”

청소 직원이 말했다.


관리인은 위를 올려다보았다.

점검구까지 한 발짝이었다.

“이것만 열어 보고.”

“흔들려요.”

“아래 좀 잡아줘요.”

직원은 두 손으로 사다리 양쪽을 붙들었다.


손바닥에 무게가 실렸다.

관리인은 천장의 점검구를 열었다.

먼지가 쏟아졌다.


한동안 안쪽을 살피던 관리인이 내려왔다.

청소 직원은 손을 놓으며 숨을 내쉬었다.

“다음엔 사다리 새 걸 쓰세요.”


“쓸 만한데 뭘 버려요.”

그는 그렇게 대답했지만

사다리를 접을 때 연결 부위를 유심히 보았다.


오후에 청소 직원은 작업일지에 사다리 점검이 필요하다고 적었다.

관리인이 그 말을 보고 전화했다.

“이걸 굳이 기록까지 해야 해요?”

“누가 다칠 수도 있으니까요.”

“별일도 없었는데 너무 크게 쓰는 거 아닌가.”


직원은 잠시 조용했다.

“별일 없게 하려고 적는 거예요.”


관리인은 대꾸하지 못했다.

사람은 오래 사용했다는 사실을 안전하다는 증거로 바꾸기 쉽다.

어제 괜찮았으니 오늘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한다.


특히 자신이 고른 도구라면 문제를 인정하기가 더 어렵다.

그러나 위험은 그 도구를 믿는 사람에게만 머무르지 않는다.

누군가 아래에서 사다리를 붙들어야 한다.


누군가 높은 곳에서 떨어질 사람을 걱정하며

자기 손을 내밀어야 한다.


관리인은 그날 저녁 사다리 사진을 찍었다.

연결 부위가 벌어진 사진도 찍었다.

시설 담당 업체에 견적을 문의했다.


며칠 뒤 새 사다리가 도착했다.

그는 낡은 사다리에 빨간색 테이프를 붙이고 ‘사용 금지’라고 적었다.


청소 직원이 지나가다 물었다.

“바꾸셨네요.”

“그때 흔들린 게 마음에 걸려서요.”


직원은 고개를 끄덕였다.

“잘하셨어요.”


관리인은 새 사다리를 창고 벽에 세웠다.

낡은 사다리는 폐기물 수거 장소로 옮겼다.

오래 쓴 물건이라 아깝기는 했다.


그렇지만 버려야 할 물건을

아껴 두는 비용이 무엇인지, 이제는 조금 알 것 같았다.


오늘의 우리에게


내 확신이 충분히 안전하다고 말할 때,
아래에서 무엇을 붙들고 있는 사람이 있는지 먼저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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