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 우리의 첫사랑 2
[프롤로그/prologue]
당신은 운명을 믿는가?
누군가 내게 이와 같은 질문을 했다면 나는 면전에서 코웃음을 쳤을 것이다. 초인간적인 힘에 의해 모든 걸 지배당하는 삶이라니... 그 얼마나 말이 안 되는 이야기인가.
사주니 팔자니 관상이니 하는 운명을 거론하는 모든 것들은 그저 통계학일 뿐이고 그런 걸 맹신하는 사람들은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는 게 아닌가 생각했다.
나는 자신의 운명은 스스로 개척할 수 있다고 믿는 매우 이성적인 사람이다.
그녀를 다시 만나기 전까지는 그랬었다.
그럼 지금은 바뀌었느냐?
만약 지금 누군가 내게 똑같은 질문을 던진다면 이전처럼 운명 따위 믿지 않는다고 단언할 수 없을 것 같다.
물론 지금도 여전히 나는 나 스스로 내 인생의 결말을 바꿀 수 있는 힘이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그녀를 다시 만난 뒤로는, 이 세상에 정말 피할 수 없는 인연이라는 게 존재하는 건 아닐까 생각하게 됐다. 선연이든 악연이든, 결국 다시 엮이고 마는 사람들.
필연. 반드시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것.
그런 필연을 운명이라 부르는 거라면, 우리가 다시 만난 건 운명이다.
*<앙코르, 우리의 첫사랑> 1권으로 부터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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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4월]
자정이 넘은 시간, 슬슬 피곤함이 밀려온다. 요즘은 정말 사건을 조사하러 다니느라 몇 날 며칠 밤을 지새운 것 같은데 오늘 당직이기까지 해 이 시간까지 피의자 조서를 쓰고 있는 중이다.
홍대 클럽 내 주취자 폭행 사건. 원래대로라면 지구대 순찰차가 가야 하는 단순 폭행 사건이었지만, 마침 맡고 있는 살인 사건의 조사차 근처에 있었던 내가 출동했었다. 그리고 덕분에 오랜만에 따분한 서류 작업을 하고 있는 중이다.
"이름이 뭐예요?"
나는 내 질문에 대답이 없는 그녀를 다시 한 번 바라보았다. 내 첫사랑을 쏙 빼닮은 얼굴을 하고 폭행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되어 경찰서까지 끌려온 이 여자. 나는 지금 이 여자가 궁금하다.
차림새를 보아하니 어지간히 놀기 좋아하는 사람인 것 같긴 한데... 매번 이런 사건 사고에 얽히는 걸까? 하지만 이내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는 그녀를 보며 경찰서는 처음인 것 같다는 판단이 들자 피식 웃음이 나왔다.
'다행인 건가...'
아니지?
저 여자가 뭐라고 어떻게 살든 말든 내가 걱정한단 말인가. 나도 모르게 안심하는 꼬락서니가 정말 웃기지도 않다. 나는 새어 나오는 미소를 얼른 삼키고 정색했다.
솔직히 아까 클럽에서 처음 마주쳤을 때부터 이 여자에게서 눈을 뗄 수 없었다.
하나로 질끈 묶어 올린 탈색한 핑크빛 머리, 앳된 얼굴에 어울리지 않는 진한 화장에 요란한 옷과 구두, 액세서리. 그 모든 것들이 수수했던 진영이와는 전혀 다른 행색이었음에도 자꾸만 이 여자와 그녀가 겹쳐 보였다. 그래서 묘하게 짜증이 나면서도 그녀에게서 시선을 거두는 게 쉽지가 않다.
하지만 정신 차려야 한다. 이러다 자칫하다간 오해를 사고 최악의 경우 성희롱으로 고소당할 수도 있다. 나는 정신을 가다듬고 다시 한 번 물었다.
"이름. 뭐냐고요."
방금까지만 해도 하이힐을 벗어던질 만큼 기세등등했던 그녀지만 막상 경찰서에 앉아 있으려니 위축되긴 한 모양이다. 내가 재촉하자 그녀가 작은 목소리로 웅얼거렸다.
".. 정진영.. 이요."
나는 받아 적던 손가락을 멈추고 그녀를 다시 한 번 바라보았다.
... 그럴 리가....
대한민국이 아무리 좁다 한들 이게 말이 되는가?
내가 그렇게 애써도 찾지 못했던 그녀를 지금 여기서 이렇게 다시 만난다고? 좁디좁은 우리 동네도 아니고 서울 한복판에서? 에이... 그럴 리 없지.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나는 나 자신을 비웃었다.
정신 차려야 한다. 그래, 정신을 차려야 한다. 나는 지금 이럴 때가 아니다. 얼른 이 조서를 다 마무리하고 다시 내 사건에 집중해야 한다. 나는 다시 한 번 호흡을 가다듬었다.
"주민등록번호."
"960513.. 21..."
하지만 나는 다시 손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다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를 닮은 얼굴에 동명이인인데 생년월일까지 같을 확률이 얼마나 될까?
의심이 확신으로 변하자 다 번져버린 화장 사이로 그녀의 선한 눈매가 보인다. 작고 하얀 얼굴에 토끼처럼 동그랗지만 살짝 처진 눈...
내가 뚫어져라 보는 사이 다른 곳을 보고 있던 그녀가 눈동자만 굴려 이쪽을 바라보았다. 그 바람에 순간적으로 눈이 마주쳤다.
말도 안 돼. ...진짜 너라고?
나는 너무 당황한 나머지 하마터면 손으로 입을 틀어막을 뻔했다.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마스크를 쓰고 있는 게 천만다행이었다.
보고 싶다는 생각을 수백 번도 더했다.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 가장 먼저 연락하고 싶었던 게 그녀였다. 하지만 내가 그녀를 다시 찾았을 때는 이미 그녀는 우리 동네를 떠난 뒤였다.
그래도 금방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그날 이후 지금까지 그녀와 마주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내가 알고 있던 그녀의 연락처는 이미 바뀌어 있어서, 따로 닿을 길도 없었다. 혹시라도 그녀를 만날 수 있을까 싶어 동창회에도 참석해 보았지만 거기서도 그녀의 소식을 아는 이가 없었다. 그래서 그냥 포기했었다. 인연이 아닌가 보다 했다.
그런데 지금 이렇게 갑자기 만난다고? 그것도 경찰과 피의자로?
나는 지금이라도 벌떡 일어나 아는 체하고 싶은 마음이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여긴 경찰서고 나는 경찰이다. 지금 내가 아는 체해서 그녀에게도 좋을 게 없다. 오히려 괜히 피해자만 자극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나는 흥분한 마음을 꾹꾹 눌러 담으며 하던 업무를 이어나갔다. 늘 하던 일이라 크게 어려울 것이 없는데도 조서를 몇 번이나 지우고 다시 적어야 했다. 머리가 하얗고 온 신경이 곤두선다.
지금이라도 그녀에게 말을 걸어 아는 체해야 할까? 말을 건다면 뭐라고 이야기를 꺼내야 하지? 그런데 내가 아는 척한다고 그녀가 나를 반가워할까?
이런저런 고민이 머릿속을 헤집어댄다. 그렇게 내가 우물쭈물하는 사이 결국 그녀가 뒤돌아서 가고 있다. 지금 잡지 않으면 다시 볼 일이 없을지도 모른다. 일단, 말을 걸어야 한다.
"저기요..! 정진영 씨!"
그렇게 일단 급한 마음에 용기 내서 불러세웠지만, 막상 나를 돌아보는 그녀를 보니 다시 입이 굳어버린다. 나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을 보니 그녀는 나를 전혀 모르는 눈치다.
그녀의 눈에는 '혹시' 하는 일말의 의심조차 비치지 않는다. 어떻게 이렇게까지 못 알아볼 수 있지? 그래도 2년을 넘게 알고 지낸 데다 그중 일부 기간은 연애까지 했는데? 심지어 첫사랑이 아닌가. 내 첫 키스도 가져가 놓고?
나는 떨어지지 않는 입술을 떼기 위해 노력했지만, 원하는 대로 말을 이어나갈 수 없었다. 결국 그날 나는 그녀를 먼저 아는 체하지 않았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나를 알아보지 못하는 그녀를 향한 서운한 마음도 한몫했을 거다.
"저 경찰 '아저씨' 아닙니다. 특히 그쪽 분 나이에서는 더더욱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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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네 생각에 헤어진 지 10년이 넘었는데 아직 못 잊고 연락하고 그러면 좀 찌질할 것 같냐?"
북적거리는 순댓국 집 안, 점심을 먹다 말고 뜬금없이 묻는 내 질문에 막내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는다.
"10년이 넘은 거면, 거진 첫사랑 아닙니까? 남자라면 다 가슴에 첫사랑 하나쯤은 있죠."
"그런가...?"
그의 말에 나는 약간 안도하며 국밥을 입에 밀어 넣었다.
우리 팀 막내 효범이는 나와 나이 차이가 두 살밖에 나지 않다 보니 경찰 내부에서 그나마 가장 허물없이 친하게 지내는 녀석이다.
경찰 내부 조직에서는 경찰대 졸업과 동시에 경위를 달고 들어온 새파랗게 어린 나를 달가워하지 않는 사람도 있었다. 그래서 나는 지난 몇 년간 남들보다 더 열심히 노력해야 했다. 지금이야 나름 실력을 인정받으며 잘 다니고 있지만, 내가 힘든 시기를 보낼 때 이 녀석이 꽤 힘이 되어준 건 사실이다. 그렇다 보니 꽤나 아끼는 녀석이었다.
"근데 이 나이 먹도록 첫사랑을 못 잊는 건 좀.... 게다가 10년 동안... 하, 좀 찐따 같아 보이기도 하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빈정대는 녀석의 대답에 나는 입에 넣었던 국밥을 도로 뱉고 싶다.
"찐따라니! 말이 좀 심한 거 아니야? 그리고 10년 내내는 아니고...! 하. 됐다."
나는 변명을 멈추고 찬물을 한 잔 따라 벌컥벌컥 들이켰다. 나의 오버스러운 행동에 녀석이 눈을 빛내며 장난스레 물었다.
"왜요? 뭔가 찔리시나 봅니다? 강 경위님 혹시 첫사랑이라도 찾았습니까?"
막내가 비웃듯 웃으니 진지하게 고민했던 것이 약간 바보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내가 딱히 대답을 하지 않자, 녀석의 표정이 호기심에서 놀라움으로 바뀌었다.
"진짭니까!? 첫사랑 만나셨습니까!? 누굽니까??"
막내는 흥분해서 벌떡 일어나며 소리 질렀고 그 바람에 가게 안의 몇몇 사람이 이쪽을 쳐다보았다. 나는 창피함에 녀석을 끌어앉혔다.
"아니~! 그런 거 아니야! 조용히 해~! 그리고 누군지 말하면 네가 알아!? 아 그냥 밥이나 먹어."
나는 잔뜩 신이 나서 눈을 빛내는 막내를 달래며 먼산을 바라보았다. 만났다고 표현할 수 있을까? 그녀는 나를 아예 잊은 듯 보였는데...?
"그래서, 찾긴 찾았지 말입니다~? 어떻게 만나신 겁니까?"
녀석은 이젠 아예 대놓고 뒤꽁무니를 졸졸 쫓아다니며 물어보고 있다. 벌써 3시간째다. 하아... 내가 뭐 한다고 괜히 얘한테 말을 꺼내선...
"일단 강 경위님은 이 와꾸가 되지 말입니다. 딱, 남자답게 연락해서 한 번 만나자고 하십쇼~!"
그는 손가락으로 내 몸을 재는 듯 시늉하며 대꾸하지도 않는 나를 향해 계속 쫑알거렸다.
"상대도 남자친구 없으면 다시 만나보면 되는 거 아닙니까? 아! 혹시 설마! 남자친구가 있습니까!?... 아 그럼 그건 좀..."
나는 복도를 걷다가 우뚝 멈췄다. 그러게. 왜 그 생각은 못했지? 그녀는 지금 남자친구가 있을까? 내가 멈춰 서자 촉새처럼 떠들어대던 녀석도 함께 멈춰 섰다. 나는 옆에 있는 녀석을 쏘아보았다.
"... 효범아, 너 한가하냐? 일 좀 만들어줘?"
하지만 내 겁박 섞인 핀잔에도 녀석은 굴하지 않고 하고 싶은 말을 쏟아낸다.
"남자친구 있는 거면 그냥 쿨하게 맘 접으십쇼? 모양 빠집니다. 그리고 이제 와 말이지만 사실 첫사랑은 그냥 첫사랑일 때 아름다운 겁니다. 괜히 다시 만나면 환상만 다 깨진다 이 말입니다."
나는 대꾸할 힘도 없어 그냥 다시 사무실 쪽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사실 효범이 말이 맞다. 굳이 이제 와 만나 무엇하랴. 이미 10년도 넘은 세월이고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데 그녀가 과연 내가 알던 그녀가 맞을까? 아니 애초에 나부터도 그때의 내가 아니다. 첫사랑은 첫사랑답게 기억 속에서 그냥 추억으로 남겨두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
다시 만난 그녀가 실망스러울까 봐 걱정하는 것보다도 내가 그녀에게 실망이 될까 두려운 것이 앞선다.
헤어질 때 많이도 울었던 그녀였다. 나는 그녀에게 일방적으로 헤어지자 통보하고 못되게 굴었다. 그 속사정이 무엇이었든 간에 이제 와 아는 체하는 것도 면이 서지 않는다.
"그런데 강 경위님 첫사랑 예쁩니까?"
결국 사무실에 들어와 앉을 때까지도 녀석은 지치지 않고 쫑알거렸다. 나는 내게 바짝 붙어 비밀 이야기를 하듯 속삭이는 막내의 얼굴을 밀어내었다.
"야, 너 망원동 모녀 살인사건 보고서 파일 정리 다 했어? 다시 검토하게 증거 물품 사진 찍은 거 다 가져와."
나의 사무적인 말투에 그는 재미없다는 듯 입술을 삐죽 내밀고는 시무룩하게 몸을 일으켰다. 나는 그런 그를 보고 이제야 조금 조용하겠다 싶어 바카라상 위에 놓여 있던 서류철을 열었다. 그러나 막내는 내 예상을 깨고 사무실 안에서 크게 소리쳤다.
"선배님들!! 강우진 경위님 첫사랑 찾았답니다!! 그리고 아직까지도 못 잊고 좋아한답니다!!!"
그 바람에 주변 동료들의 시선이 일제히 내게 쏠렸다.
"... 저 저..!! 미친 새끼..!!"
녀석은 그렇게 소리를 지르고는 내 쪽을 보고 얄밉게 입을 삐쭉거렸다. 그리고는 내가 한마디 뱉을 새도 없이 얼른 사무실을 빠져나갔다. 덕분에 나는 사무실 직원들로부터 한껏 야유를 받았다. 특히 평소 나를 냉혈인 취급하던 팀장님이 엄청 놀렸다.
"이야~ 강우진! 축하햐! 역시 청춘은 청춘이여? 그리고 보기와 다르게 아~주 순정파네잉! 순애보여~"
"아 그런 거 아닙니다."
나는 민망함에 괜히 성질을 버럭 내었다.
"첫사랑 좋지~ 우리 미정이도 잘 있으려나?"
나는 그렇게 너스레를 떠는 팀장님을 애써 무시하고 애꿎은 볼펜만 딸깍거렸다.
생각해 보면 사춘기 시절의 첫사랑이라는 거 포장이 그럴싸해서 그렇지 결국 까놓고 보면 그저 어린애들 소꿉장난 같은 느낌 아닌가?
누구에게나 풋내 나는 첫정은 있기 마련이고 모든 것이 처음이다 보니 대개는 서툴고 투박했을 것이다. 내 첫사랑이라고 해서 뭐 남들과 달리 특출나겠는가. 겨우 2년이 조금 넘는 시간. 내 인생을 놓고 봤을 때는 그저 잠시 스쳐 지나간 인연이었을 뿐이다.
그런데 뭘 이렇게 계속 혼자 신경 쓰냐고? 내 말이! 나 왜 계속 신경 쓰고 있는 거냐고! 내가 생각해도 참 웃기는 일이다. 그러니까 미치겠는 거지.
그래. 백 번 양보해서 어쨌든 "처음"으로 감정을 공유했으니 다른 인연보다 더 간절했고 소중했을지도 모른다. 사실 그래서 내 기억 속의 그녀는 여전히 반짝거린다. 하지만 그뿐이다. 내가 그녀를 떠올릴 때마다 느끼는 이 아련하고 시린 마음은 어차피 다 기억을 조작하고 미화해서 만들어낸 허상일 뿐이다.
그런 풋내 나는 두근거림 따위는 어차피 반복해서 연애를 하고 헤어지다 보면 자연스럽게 잊히는 거 아닌가? 나 역시 그녀와 헤어진 이후에 다양한 사람을 만났고, 또 헤어져 왔다. 사람은 누구나 성장하기 때문에 연애도 거듭할수록 사랑하는 방식이 점점 성숙해지기 마련이다. 나도 그랬다.
16살의 강윤재는 좋아하는 여자아이를 보면 두근대는 심장 탓에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지만 지금의 나는 성숙한 어른이다. 이제는 여자친구와의 시간이나 관계보다도 내 일과 커리어가 더 중요한 사람이 되었다. 실제로 최근 연애는 그거 때문에 차이기도 했고.
그런데 이상하게도 지금 나는 자꾸만 그녀의 등장에 마음이 싱숭생숭하다. 자꾸만 십 대 소년이었던 그때 그 시절처럼 심장이 뛴다. 지금 일이고 뭐고 다 때려치우고 그녀를 만나러 당장 달려가고 싶다고 하면 미친놈이겠지?
그렇다면 큰일이다. 나는 미친놈이다. 그리고 위험하다.
처음 그녀를 만났던 그날처럼 다시 한 번 그녀가 내 삶을 휘두르려 하고 있다. 나는 어느새 다시 찾아 열어둔 조서에서 그녀의 연락처를 보며 마른침을 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