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처남 집에 놀러 간 적이 있다. 인테리어에 꽤 신경을 쓴 집이었고, 전체적으로 고급스럽게 잘 꾸며져 있었다. 자연스럽게 바닥에도 눈이 갔다.
마루가 꽤 좋아 보였다. 옹이도 자연스럽고 나뭇결도 일정하지 않았다. 판마다 무늬와 색도 조금씩 달랐다.
그래서 별생각 없이 물었다.
“마루 비싸 보이는데요. 원목마루죠?”
그런데 돌아온 대답은 의외였다.
“아니요. 강마루인데요?”
조금 놀랐다. 인테리어 업계에서 오래 일했고 수많은 마감재를 봐왔으니, 그래도 진짜 나무와 인쇄된 나무 정도는 구별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부끄럽게도 틀렸다.
생각해보면 회사에서 마감재를 볼 때와 실제 집에서 볼 때는 상황이 다르다. 회사에서는 샘플을 눈앞에 두고 표면을 만져보고, 옆면도 보고, 다른 제품과 비교한다. 그러니 무엇이 진짜 나무인지 구별하기 어렵지 않다.
하지만 실제 집에서는 그렇게 바닥을 보지 않는다. 서서 내려다보고, 그 위에는 소파와 식탁이 놓인다. 햇빛과 조명 아래에서 바닥은 하나의 제품이 아니라 집 전체의 배경으로 보인다.
그렇게 보니 나도 몰랐다.
요즘 강마루, 정말 많이 좋아졌다.
예전에는 반복되는 무늬나 지나치게 선명한 나뭇결 때문에 인쇄된 패턴이라는 느낌이 나는 제품도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옹이와 나뭇결을 다양하게 만들고, 판마다 색에 변화를 주거나 표면의 질감까지 나무처럼 표현한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오랫동안 수많은 디자이너와 개발자들이 ‘어떻게 하면 더 나무처럼 보일까?’를 고민해왔을 테니까.
그렇다고 강마루와 원목마루가 같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좋은 원목마루에는 진짜 나무만이 가진 불규칙함이 있다. 판마다 색과 무늬가 다르고, 시간이 지나면서 생기는 작은 흠집과 색의 변화까지도 원목의 매력이 될 수 있다.
나도 그런 자연스러움을 좋아한다.
문제는 그만큼 신경 쓸 것도 많다는 것이다. 원목은 온도와 습도의 영향을 받고, 찍힘이나 긁힘에도 신경이 쓰인다. 무엇보다 좋은 원목마루로 갈수록 비용 부담도 커진다. 물론 예산이 충분하고 진짜 나무가 주는 질감과 자연스러움이 중요하다면 원목마루를 선택해도 좋다. 원목만이 줄 수 있는 분위기는 분명히 있다.
하지만 평범한 아파트를 리모델링하면서 한정된 예산을 어디에 쓸지 결정해야 한다면?
나라면 강마루를 선택하겠다.
요즘 강마루는 충분히 자연스럽고 선택할 수 있는 디자인도 많다. 가까이에서 샘플을 놓고 비교하면 원목과의 차이가 보이겠지만, 우리는 바닥 샘플을 손에 들고 사는 게 아니다. 가구가 놓이고, 조명이 켜지고, 그 위를 매일 걸어 다니는 집에서 산다.
진짜처럼 보이는데, 사용하기 편하고 가격까지 합리적이라면 꼭 진짜여야 할까?
적어도 바닥에서는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부끄럽지만, 나도 원목인 줄 알았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