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ter than this

하우스오브카드

byAltusSolum

나는 케빈 스페이시를 좋아한다.

천상 배우다.

그의 성적취향으로 인한 의혹으로

엄청난 고난을 겪었지만(결국은 모두 무혐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완벽한 배우고

스스로의 내적 결핍과 괴로움

(아빠: 나치즘에 과몰입된 백인인종주의자/

엄마: 나약함으로 충분히 보호해주지 못함)을

잘 견뎌냈다고 생각한다.

스캔들 과정을 겪어내고

최근에 옥스포드에 와서 강연했는데

내용이 참 좋았다.

https://youtu.be/88nFYkMM-aI?si=gBD6lp9JbapQzThC​​

보통 사람들이 배우나 코미디언을 무시하는데,

그 직업으로 사람의 내공을 판단해서는 절대 안된다.

케빈 스페이시나 지미 카 정도로

자신의 전문분야와 전반적인 현안에 대해

수려하고 유창하게 말할 수 있다면..

난 한국에 그 어떤 전문직,

장차관이나 정치인 중에 한명이라도 들 수 있다면

정말 그런 편협한 의견을

그럴수도 있겠다고 받아들이겠지만….

하지만 내가 경험한 바에 의하면

정말 유명한 사람들 중에서도

누가 뭘 써주지 않으면

제대로 ‘말‘하지 못하는 사람이 더 많다.

그러니.. 우리는 선입견 없이

인간을 인간으로 대하고 사랑하자.

물론 말을 잘 한다고 다는 아니다.

다만 공적업무를 함에 있어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줄 아는 것은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아무튼, 난 케빈 스페이시를 좋아하고,

그래서 그가 주연으로 나왔던

하우스 오브 카드도 참 좋은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시즌 1이 제일 좋았다.

내가 클레어(로빈 라이트)를 좋아하긴 하지만

프랜시스의 빈자리는,

아니.. 그는 대체불가한 캐릭터였다.

아무튼 오늘 장면은

하우스오브카드 전체중에

내가 생각하는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다.


https://youtu.be/FxLkY7dlopI?si=9JO2DtWC1KYFDk_-​​


클: You didn't call. 당신, 전화를 안했어.

프: I was...내가..

클: You didn't call me, Francis. 당신이 전화를 안했어. 프랜시스. Nine hours. 9시간 동안이나. You do not call me. 당신이 나에게 전화를 안했어. Not when it's this big. 이렇게 큰 일이 있는데..

프: You're right. 맞아.

클: When have we ever avoided each other? 우리가 언제 서로를 피했던적이 있었나?

프: I wanted a solution first. 나는 해결바카라을 먼저 찾고 싶었어.

클: Do you have one? 그래서 있어?

프: Not yet. 아직.

클: This affects me too, Francis. 이건 나에게도 영향을 줘, 프랜시스. And it's not the money. I'm upset about. 내가 화난건 단순히 돈 때문이 아니야.

It's that we do things together. 우리는 뭐든 함께 하기로 했쟈나. When you don't involve me, we're in free fall. 당신이 날 배제하는 순간, 우린 끝없이 추락할 뿐이야.

프: I should have called you and I didn't. 내가 당신한테 전화했어야 했는데, 안했어. (미안해)

클: What happened? 대체 무슨일이 있었던거야?

프: She says they need to keep me in Congress. 린다(프랜시스가 백악관에 꽂아준 비서실장)가 그러는데, 그들은 내가 (국무장관이 아니라) 그냥 의회에 머물렀으면 한데.

클: Linda said that? 린다가 그래?

프: Walker wasn't even there. That's what really gets me. He didn't have the courage to look me in the eye... 심지어 워커(당선된 대통령)는 그 자리에 있지도 않았어. 내가 진짜 짜증나는 부분이 그거야. 그(워커)는 내 눈을 똑바로 보고 그 말을 할 용기도 없었어..

클: I knew you shouldn't trust that woman. 난 당신이 그여자를 믿어서는 안될것만 같았어.

프: I didn't. I don't. I don't trust anyone. 안믿었어. 안믿어. 아무도 안믿어.

클: Then how could you not see this coming? 어떻게 당신이 이런 일이 벌어질 걸 예상조차 못 했어?

프: I never thought they were capable. 걔네들이 이럴 엄두나 낼 수 있을 거라곤 생각조차 못했어.

클: You don't usually underestimate people, Francis. 당신은 보통 누구를 과소평가하는 일은 거의 없잖아, 프랜시스.

프: I know. Hubris. Ambition. 알아. 오만함. 그리고 야망이었겠지..

클: You should be angry. 화내야 마땅한 일이야.

프: I'm livid. 피가 거꾸로 솟을 지경이야.

클: Then where is that? I don't see it. 그럼 그 분노가 대체 어디 있지? 내 눈엔 전혀 안 보이는데.

프: What do you want me to do? Scream and yell? Throw a tantrum? 그럼 나보고 어쩌라는 거야? 악이라도 쓸까? 애처럼 성질이라도 부리면서 발광해야 돼?

클: I want more than I'm seeing now. You're better than this, Francis. 난 적어도 지금 그 모습 이상의 걸 원해. 당신은 이런 데서 주저앉을 사람은 아니잖아, 프랜시스.

프: Well, I'm sorry, Claire. I am sorry. 미안하다, 미안해. 클레어.

클: No. That I won't accept. 아니. 그건 안받을래.

프: What? 뭐?

클: Apologies 사과말이야. My husband doesn't apologize, even to me. 내 남편은 절대 사과 같은 건 안해. 심지어 그게 나일지라도.

(홀로 밤새 생각한 프랜시스)

프: How long have you been up? 일어난지 얼마나 됐어?

클: Hours. 한참

프: I know what I have to do. 나 뭘해야 할지 알았어.

클: Good. 좋아

프: We'll have a lot of nights like this, making plans, very little sleep. 앞으로 이런 밤이 숱하게 많을 거야. 잠도 잊은 채 계획을 짜야 하니까.

클: I expected that. 예상했던 일이야. That doesn't worry me. 그런 건 걱정 안 해.

프: I better get to work. 당장 시작해야겠어.

클: I laid a suit out for you upstairs.The navy blue one. 윗층에 당신이 입을꺼 올려 놨어. 네이비 블루로.

**참고로 네이비 블루 수트는 국무장관 지명되면 입으려고 둘이 상의해뒀던 의상이었다.

프: I love that woman. I love her more than sharks love blood.

난 저 여자를 사랑한다.

상어가 피를 사랑하는 것보다 더.



보통 사람은 자기 곁에 있는 사람을 안다고 생각한다.

걔는 그럴 사람이 아니야,

내 남편은 혹은 내 친구는 등등

그 사람은 그럴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고 확신한다.

그럴 주제가 못된다고 한다.

하지만 보통 인간은 생존본능을 위협받으면

뭐든 한다.

자기가 하찮게 대하고 함부로 대하더라도

남이 가져다가 소중히 하는 꼴을

보고싶어하지는 않는다.

사랑하면 상대의 행복을 바랄것 같지만 사실 아니다.

나처럼 불행하길 바라고,

나처럼 죽지못해 살길 바란다.

내꺼라고 생각하면 보통 인간은 그렇게 추악해진다.


드라마에서 프랜시스는 의회를 장악한 아주 유능한 정치인이다.

그래서 워커가 당선되는 것을 도왔고

모든 외교정바카라 관련 공약을 준비했다.

당연히 자신이 국무장관이 될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클레어도 자신이 운영하는 재단의 규모를 키우고 준비중이었다. 그런데 예상치도 못한 변수가 생긴것이다.

더욱이 자기가 꽂아 넣어둔 “2달러 짜리 스테이크보다 질기고, 유색인종, 여성(체크, 체크, 체크_드라마에 나오는 대사)“린다에게 뒤통수를 맞은 격이 된 것이다.

엄밀하게 말하면 린다 혼자 결정한 것은 아니겠지만

인간은 원래 화장실 들어갈때와 나올때가 다른법이다.

프랜시스와 클레어 부부가 선거를 준비하고

이기는 과정에서는 필요했었지만

내각에 두기엔 부담스러웠던거다.

아무튼 프랜시스는 이 위기속에 당황한다.

보통 이런 경우 집에 있는 짝꿍들은

어떻게 반응하는 것이 이상적일까?

나는 클레어가 절도있고 멋지게,

프랜시스의 또다른 무의식을 자극했다고 생각한다.

“아 그랬구나, 괜찮아. 다음에 또 기회가 있겠지”

이렇게 말해주는 동반자를

애초에 프랜시스가 골랐을리도 없겠지만

만약 그랬다 하더라도

그럼 트로피 아내 혹은 남편의 역할을 하는데

머물렀을 것이다.


프랜시스와 클레어는

물론 일반적인 부부라고 볼수는 없다.

서로의 야망과 권력에 대한 의지에

매력을 느끼고

피 냄새를 맡고 이끌리는 상어 두마리다.

상대방의 잔혹함, 권력욕, 그리고 완벽한 통제력 자체를 숭배하고 탐닉한다는 것을

프랜시스는 마지막 한문장으로 섬뜩하게 표현했다.

상어가 피를 사랑하는것보다

더 사랑한다는 것은 어느정도 일까? 궁금하다.



하지만 나는 사랑하는 사람이

내곁에서 불행한것보다는

나 없이라도 행복하길 원한다.

인간이 행과 불행을 선택하는 기준은

각자 천차만별이겠지만..

적어도 상대의 선택을 존중하고

그 후로는 그냥 그 인생에서

죽는것이 서로를 위해 현명한 일이다.

그래서 나는 헤어진 사람들과

단 한번이라도 다시 연락하거나 만나본적이 없다.

좀 너무하다 싶을때도 있긴한데..

아무래도 난 헐리우드 쿨의 정서를

따라갈 수는 없는 사람이다.

지난번 다뤘던 클로저의 엘리스처럼

사랑하는 동안엔 헤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든 헤어지면

그냥 그것으론 끝인거다.

but은 아직 많이 사랑할때나 할 수 있는 말이다.


나는 클레어 같이 무의식을 자극해주는 사람이

인생에 꼭 한명씩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너는 그래도 이보단 나은 사람이야...

(You're better than this)“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