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역은 두근두근ㅡ설렘이 시작되는 곳입니다.
토요일까지는 사흘이 남아 있었다.
그날 이후, 서준과 소희의 대화는 일상의 잔잔한 파동처럼 이어졌다.
[오늘 수업 몇 개예요?]
[세 개요. 소희 씨는요?]
[두 개요 근데 과제가 산더미예요ㅠ]
[그게 더 힘들겠다...]
너무나 사소한 내용들.
하지만 소희는 그 문자들이 오가는 순간마다 하루가 밝아지는 걸 느꼈다.
핸드폰 화면에 뜬 '서준'이라는 글자만으로도 아침의 느낌이 달라졌다.
아침, 지하철 신도림역 플랫폼에서 서준을 마주쳤다.
이제는 서로를 알아보고 아직은 부끄럽고 어색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같은 칸에 타서 말 한마디 없어도, 아까보다는 훨씬 부드러운 거리감이 느껴졌다.
서울대입구역에서 서준이 내리며 살짝 웃어 보일 때, 소희도 덩달아 배시시 웃으며 문이 닫히는 걸 지켜보았다.
그때였다.
맞은편에 서 있는 커플에게 자꾸만 시선이 갔다.
서준의 눈빛이 아직 소희에게 남아 있어서인지,
두 사람이 서로를 바라보는 방식에 먼저 눈이 갔다.
여자가 뭔가에 홀린 듯 눈을 반짝이면, 남자는 그런 여자를 보며 옅게 웃었다.
별거 아닌 순간에도 둘 사이로 오가는 공기가 따뜻하게 느껴졌다.
'저 둘, 뭔가 좋아 보인다.'
가까이서 보니 외국학생 느낌이 들었다. 스물두 살쯤 되었을까.
소희와 비슷한 또래였지만, 뿜어내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랐다.
그녀는 작은 빈티지 카메라를 들고 지하철 내부를 쉴 새 없이 찍고 있었다.
지하철 내부와, 창밖으로 보이는 한강과 어우러진 빌딩숲, 창문에 비치는 자신들의 모습까지.
마치 세상 모든 것이 처음인 것처럼 눈을 반짝이며 셔터를 눌러댔다.
낯선 나라, 낯선 언어 속에서도 저렇게 서로 편안하게 웃을 수 있는 건 어떤 마음일까.
여자가 카메라를 들어 올릴 때마다 남자는 '또 찍어?' 하는 눈빛으로 픽 웃었지만, 그 얼굴엔 사랑이 뚝뚝 묻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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