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역은 면접ㅡ면접 중입니다.
첫 면접
면접관은 세 명이었다.
소희는 아영의 몸이 이끄는 대로 자연스럽게 인사하고 앉았다.
맞은편 세 사람은 각자 달랐다.
왼쪽사람은 노트에 뭔가를 쓰는 중이었고,
가운데사람은 소희를 조용히 바라봤다.
마지막의 오른쪽 사람은 포트폴리오 출력본을 이미 펼쳐두고 있었다.
소희는 앉으면서 면접관들을 한 번 쭉 봤다.
가운데 사람이 주도권을 쥐고 있겠군...
왼쪽은 기록 담당, 오른쪽은 포트폴리오 담당.
관찰하는 게 습관이라 그냥 나온 생각이었다.
"포트폴리오 직접 설명해 주시겠어요?"
오른쪽 면접관이 물었다.
소희는 파일을 받아 들었다.
아영이 밤새 만든 것들. 소희는 첫 페이지를 폈다.
그리고 그냥, 보이는 대로 말하기 시작했다.
"이 카드뉴스요, 처음에 이 색깔 조합 보고 되게 좋다고 생각했어요."
면접관 세 명이 동시에 소희를 봤다.
어, 이거 잘못된 시작인가?
아영의 몸이 잠깐 긴장했다. 소희는 멈추지 않았다.
"근데 사실 이거 만들 때 생각했던 게, 이 색깔은 인스타 피드에서 스크롤하다가 멈추게 만드는 색이거든요. 지금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멈추는 색 조합이 있어요. 채도가 약간 낮으면서 따뜻한 계열. 광고처럼 안 보이는 색깔."
오른쪽 면접관이 펜을 내려놨다.
"그래서 이걸 의도하고 만드신 건가요?"
소희는 잠깐 포트폴리오를 봤다.
아영이 의도했는지 소희는 몰랐다.
근데 결과적으로 그렇게 됐으니까, 그건 사실이었다.
"결과적으로 그렇게 됐고, 그게 맞다고 생각해요."
가운데 면접관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회사 들어오면 어떤 일 하고 싶어요?"
이건 준비된 질문이었다. 아영의 기억 속에 답이 있었다. 근데 소희는 그걸 쓰지 않았다.
소희는 들어오면서 봤던 벽을 떠올렸다. 걸려 있던 캠페인 시안들.
"솔직히 들어오면서 봤는데요, 저기 복도 벽에 걸린 시안들. 그거 보면서 이 회사 어떤 브랜드를 주로 다루는지 감이 왔어요. 근데 저는 지금 유행하는 포맷보다 그다음 포맷을 먼저 가져오는 사람이 여기서 재밌겠다 싶었어요."
"다음 포맷이요?"
"요즘 다들 숏폼 하잖아요. 근데 사람들 숏폼 피로도가 슬슬 올라오고 있거든요. 다음엔 아마 느린 콘텐츠가 다시 올 거 같아요. 길고, 텍스트힙시대. 브랜딩은 거기서 먼저 움직이는 게 맞는 것 같아서요."
면접관 셋이 서로 잠깐 눈을 맞췄다.
소희는 그 눈빛을 놓치지 않았다.
오, 이거 먹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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