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인천이 좋다.
금방이라도 바다로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일 때문에 수도권에 살아야 하는 내게 인천만큼 좋은 곳은 없다.
제주에 살아 본 뒤로 나는 바다 없이 사는 삶을 상상하기 어려워졌다.
그래서 수도권으로 돌아왔을 때도 본능처럼 인천에 머물렀다.
차를 타면 금방 닿는 영종대교를 건널 때면 늘 같은 생각이 든다.
'이제 바다의 섬으로 가는구나.'
그 생각만으로도 마음은 벌써 한결 가벼워진다.
다리 위에서 가장 먼저 나를 맞아주는 넓은 갯벌 ㅡ.
서해에는 동해의 푸른 바다와 다른, 서해만이 가진 아름다움이 있다.
썰물이 되면 바다는 한참 뒤로 물러나고,
그 자리에 넓은 갯벌이 모습을 드러낸다.
하루 두 번,
바다는 자신의 품을 열어 숨겨 두었던 또 하나의 세상을 보여 준다.
그곳에는 수많은 생명이 살아 숨 쉬고,
눈에 보이지 않는 시간들이 조용히 쌓여 있다.
조개와 게, 작은 생명들이 살아가는 그 땅은
겉으로는 고요해 보여도 쉼 없이 생명을 품고 움직이는 거대한 세상이다.
그래서 나는 갯벌을 바라보고 있으면
언제나 자연의 신비를 마주하는 기분이 든다.
이런 풍경은 동해에서는 쉽게 만날 수 없는 서해만의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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