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 한 모금.
처음엔 시리도록 차갑고, 그다음엔 달콤하다.
입안 가득 부드럽고 포근한 감촉이 번지면, 굳어 있던 마음도 스르르 풀어진다.
뜨거운 여름날에는 그 시원하고 달콤한 한입만으로도 세상을 다 가진 듯 행복해진다.
잠시나마 더위도 잊고, 걱정도 잊고, 그 순간만큼은 온전히 행복해진다.
하지만 아이스크림은 가끔만 만났으면 좋겠다.
달콤하고 부드럽지만, 사실은 당으로 가득한 음식.
잠깐의 즐거움은 주지만, 조금씩, 아주 천천히 몸을 지치게 만들 수도 있으니까.
그래서 우리는 아이스크림을 사랑하면서도 매일 찾지는 않는다.
순간의 달콤함보다 오래 건강한 몸이 더 소중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여름이면 사람들이 즐겨 찾는 보양식인 삼계탕은 다르다.
뜨겁게 김이 오르고, 먹는 동안에는 이마에 송골송골 땀이 맺힌다.
시원하지도, 달콤하지도 않다.
오히려 담백하고 깊은 맛이 천천히 몸속으로 스며든다.
한 그릇을 비우고 나면 속은 따뜻해지고, 몸은 묵직한 힘으로 채워진다.
당장의 즐거움보다 조용히 기운을 북돋우고, 지친 몸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음식.
눈에 띄는 화려함은 없지만, 오랫동안 몸을 지켜 주는 든든한 한 끼.
그래서 사람들은 기운이 떨어질 때마다 자연스럽게 보양식을 찾는다.
몸을 잠시 즐겁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오래 버틸 힘을 조용히 채워 주기 때문이다.
문득 생각한다.
사람도 아이스크림과 닮을 수 있겠다고.
겉은 화려하고, 말은 달콤하며, 처음 만났을 때는 눈부실 만큼 매력적인 사람.
웃음도 많고, 분위기도 잘 이끌고, 곁에 있으면 즐거운 사람.
나도 어렸을 때는 그 반짝이는 모습에 쉽게 마음을 빼앗기곤 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진심은 보이지 않고, 바카라임감도 없고, 배려도 없으며, 자신의 이익만 좇는 사람이라면,
그 달콤함은 햇볕 아래 금세 녹아내리는 아이스크림처럼 오래 마음에 머물지 못한다.
반대로
처음에는 조용하고 평범해 보이는 사람도 있다.
화려한 말 대신 진심 어린 말을 건네고, 약속을 묵묵히 지키며, 힘든 순간에는 말없이 곁을 지켜 주는 사람.
내가 힘들 때 가장 먼저 손을 내밀어 주고, 기쁜 일이 있을 때는 진심으로 함께 기뻐해 주는 사람.
시간이 흐를수록 그 사람의 따뜻함은 더욱 선명해지고,
신뢰는 조금씩 깊어진다.
그렇게 쌓인 시간은 화려한 첫인상보다 훨씬 오래, 훨씬 깊게 마음속에 남는다.
이제는 그런 사람이 좋다.
함께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지친 하루 끝에는 괜히 기대고 싶어지는 사람.
말없이 같은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도 이상하게 마음이 놓이는 사람.
좋은 음식이 몸을 건강하게 만들듯, 좋은 사람은 메말랐던 마음을 천천히 회복시키고, 다시 살아갈 힘을 조용히 불어넣어 준다.
그래서 나는 눈에 보이는 달콤함보다 보이지 않는 단단함을 쌓으며, 겉보다 속이 깊고 풍성한 사람이 되고 싶다.
잠깐의 즐거움만 주는 사람이 아니라, 오래 함께할수록 더 따뜻해지고, 더 든든해지고, 더 깊어지는 사람.
만남이 반복될수록 신뢰가 쌓이고,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편안해지는 사람.
금세 녹아 사라지는 아이스크림 같은 사람이 아니라,
곁에 있을수록 서로를 건강하게 만들고,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귀하고 소중해지는,
힘들 때면 문득 다시 찾고 싶어지는,
그런 보양식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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