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아침이 달랐다. 포트폴리오 작업하느라 새벽에야 잠들어서 보통 때라면 깨어날 시간이 아니었다. 일어나자마자 거실 끝에 서서 열린 베란다 창밖만 바라보고 있다. 왜 그래? 가까이 가도 한참을 사거리 교차로를 내려다 볼 뿐 말이 없다. 아침을 먹는데 상기된 얼굴이다. 이유를 묻는 대신 왜 이렇게 일찍 일어났어? 친구가 출근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 해서였단다. 하반기 한시적이긴 하지만 첫 출근이라고 했다. 눈으로 응원해 준 거야? 했더니 이미 지나갔나 볼 수도 없었어. 서운함이 봇물처럼 터져나왔다.
중학교 때부터 대학 때까지 이어 온 네 친구의 우정은 엄마들끼리도 알만큼이다. 진로는 각자 다르지만 졸업하고 최근까지도 별말 없이 잘 지내왔다. 나름 탄탄한 우정에 자부심까지 내비치곤 했다. 그런데 그 친구가 SNS에 올려왔던 본인의 글을 일괄 삭제하더니 세 친구의 팔로우를 끊었다. 단톡방까지 빠져나갔단다. 너무나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어이없어했다. 엊그제 만났을 때만 해도 평소와 다를 게 없었다고 했다.
아무런 설명 없이, 인사 없이 너무 갑작스러워서 이유라도 알았으면 했다. 만나서 얘기할 수 없으면 카톡으로라도 심경을 전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10년 넘게 공들여 온 우정 앞에 이건 예의가 아니라고 했다. 봄날은 간다 영화 속 유지태가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했던 것처럼 어떻게 우정이 그래? 하는 것 같았다. 우정이든 사랑이든 함께 한 시간과 반드시 비례하지는 않다는 것을 아이는 알까? 어쩔 수 없이 알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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