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호층 친구들
온라인카지노북 화석탐사 연재가 무려 20회를 맞이했습니다. 지난번 10회 특집, 고생대 화석 올스타전(https://fishingproductfr.com/@paleo/55)에 이어 신생대 나뭇잎 화석 올스타전을 준비했습니다. 포항이야말로 단연코 우리나라 전체를 통틀어 가장 화석이 풍부한 지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각종 동식물 화석이 산출되지만, 가장 빈번하게 볼 수 있는 것이 나뭇잎 화석이죠. 동물 화석에 비해 나뭇잎 화석이 조금 시시해 보일 수도 있지만, 이베이에서 판매되는 화석들은 보면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일반적인 삼엽충 화석보다 더 비싼 몸값을 자랑하는 것이 바로 나뭇잎 화석입니다. 이는 나뭇잎 화석이 의외로 귀하고 화석화되기 쉽지 않다는 것을 방증합니다. 이번 편에서는 그 귀한 나뭇잎 화석들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흔히 화석이 발견되는 곳이라 하면 깊은 산이나 해안가 등을 떠올릴 수 있지만, 포항이라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도시 한복판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포항의 산은 대부분 이암으로 이루어진 화석산이라고 할 수 있죠. 특히 아파트 공사를 위해 산을 깎아낸 곳을 찾는다면 누구나 쉽게 화석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앞에 보이는 두호초등학교와 중학교, 아파트도 화석이 가득한 산을 밀어내고 세워졌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부근인 두호동의 지명을 따서 지층의 이름도 '두호층'이라고 학계에서 공식적으로 명명되었습니다.
특별한 장비 없이도 지천으로 널려있는 돌을 살펴보면 이와 같은 것들은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그건 이곳이 특별해 그렇지 세계적으로는 결코 흔한 케이스가 아닙니다.
종종 보존 상태가 뛰어난 것들도 볼 수 있습니다. 직접 보면 감탄사가 절로 나오지 않을 수 없습니다. 확대해 보면 이처럼 그물 같은 잎맥이 잘 살아 있는 것을 볼 수 있죠.
나뭇잎이 일부 파손되었다 해도 이 정도면 외국 화석 애호가들이 보았을 때, 코리아 넘버원을 외칠지도 모릅니다.
운 좋으면 이렇게 완전한 걸 찾을 수도 있습니다. 이를 발견하고 엄청 뿌듯한 표정을 하고 있는 팔레오입니다만, 여러분의 편안한 식사시간을 위해 부득이 스티커를 붙였습니다. ㅋㅋㅋ
어떤가요? 1,300만 년이란 세월이 무색하도록 생생한 나뭇잎 화석이 참 멋지지 않나요?
여기서 잠깐, 지층에 대한 퀴즈 하나 나갑니다. ABCD 중 가장 오래된 지층순으로 나열하면 무엇일까요? 오늘의 첫 번째 퀴즈입니다. (정답은 글 마지막에 있습니다.)
단풍나무과 씨앗 화석입니다. 살아있을 때는 보통 쌍으로 붙어있다가 하나씩 바람을 타고 날아가죠. 씨앗 화석은 나뭇잎 화석보단 훨씬 드뭅니다. 제63회 전국과학전람회에서 제가 좋아해 마지않는 남00 과학고 선생님이 두호층 씨앗 화석을 제자들과 연구해 그해 지구과학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현생 라일락 잎을 닮은 화석입니다. 쌍으로 아주 예쁘게 나왔네요. 잎맥도 잘 살아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아슬아슬하게 온전한 모습을 보전한 나뭇잎 화석입니다. 1cm만 빗나갔어도 온전한 상태를 유지하진 못했겠지요.
제가 식물에 문외한인 게 아쉽습니다. 나뭇잎 화석을 보고 '아 이건 뭐다'라고 바로 떠올릴 수 있다면 참 좋을 텐데요. 얼핏 온전한 것이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이건 완전한 형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화석이 파손된 게 아니라 땅에 떨어진 나뭇잎이 마르고 갈라진 후 그대로 화석화된 것이니까요.
이 나뭇잎 화석 주변에는 깨알 같은 것들이 흩뿌려져 있습니다. 분명 예사롭지 않은 생명체의 흔적입니다. 물벼룩 같기도 하고 씨앗 같기도 한데 정체를 도무지 알 수가 없습니다. 사실 나뭇잎보단 이것의 정체가 궁금해 병이 날 지경이어서 온갖 도감과 논문을 뒤져보았지만 결국 알아낼 수 없었죠. 지금까지도 그 정체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건 좀... 모양이 좀 19금 스럽네요. 알 수 없는 식물의 줄기와 알뿌리 부분일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허허... 자꾸만 보게 되는 건 과학적 호기심 때문이겠지요?
이것은 덴드라이트(dendrite), 즉 모수석입니다. 얼핏 고사리나 식물 화석으로 오인되기도 하지만, 침전물이 쌓여 만들어진 가짜 화석이죠. 그렇지만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나름 귀하거든요. 예쁘기도 하구요.
지난번 빛나다온님이 오도리에서 수묵화를 연상케 하는 커다란 모수석을 발견한 바 있습니다. https://fishingproductfr.com/@narang7942da/186
매우 특이하게도 무른 이암이 아니라 단단하게 경화된 단괴에 새겨진 솔잎 화석입니다. 현생 솔잎을 나란히 놓아 비교해 보았습니다. 1,300만 년 동안 외양이 거의 변하지 않았으니 솔잎 또한 살아있는 화석으로 불릴만하네요. 한 가지 첨언하자면, 신생대 마이오세 두호층이 형성되던 시기엔 지금보다 더웠기에 냉대성 소나무와 같은 침엽수는 지금보다 훨씬 귀했습니다.
단풍나무과 화석입니다. 현생 단풍나무잎을 함께 놓고 비교해 보았습니다. 많이 닮았지요? 여기서 진화에 대해 하나 말하자면, 진화란 꼭 발전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환경에 맞게 적응하고 살아남은 애들이 진화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형태가 변할 수도, 변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어쨌거나 살아남은 자들은 모두 진화에 성공한 자들입니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다!"
아주 드물게 나뭇잎과 연결된 가지째로 발견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것은 씨앗까지도 함께 붙어있네요. 매우 매우 희귀한 경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것은 잎맥이 또렷하죠? 포토샵으로 컬러만 녹색으로 바꾸면 현생 나뭇잎이라고 해도 속을 듯합니다.
중국단풍나무과 화석입니다. 3갈래로 뻗어나간 잎맥이 특징이죠.
화석이 작아도 색상이 진하고 선명합니다. 돌이 좌우로 쫙 쪼개졌을 때 이처럼 예쁘게 쌍으로 나오면 참 기분이 좋습니다. 스크래치 복권 당첨되는 기분이라고나 할까요?
이처럼 대놓고 나와있는 정도면 초보자라도 누구나 화석임을 알 수 있겠지요?
박쥐처럼 날개를 쭉 편 것 같은 나뭇잎 화석입니다. 처음엔 화석이 되면서 변형된 것인 줄로 알았는데 알고 보니 원래 모양이 이렇게 생긴 나뭇잎이었습니다. 두 번째 퀴즈입니다. 이 화석은 현생 어떤 나뭇잎과 닮았을까요? (정답은 글 마지막에 있습니다.)
아주 큰 나뭇잎 화석인데 아쉽게도 조금 파손이 되었네요.
화석이 되는 과정에서 수축이 되었는지 중간이 뚝 끊어졌습니다. 하지만 이런 것도 화석화 과정을 상상해 볼 수 있기에 나름 의미가 있는 화석입니다.
매우 드문 화석입니다. 자귀나무나 등나무처럼 자루 안에 여러 개의 씨앗이 들어있는 식물의 씨앗 화석입니다.
100원 동전이 올려진 화석은 자루 안에 2개의 씨앗이 그대로 보입니다. 마치 현생 콩을 보는 것 같네요.
아주 작고 귀여운 나뭇잎 화석이네요.
단풍나무 씨앗처럼 날개가 있는 씨앗 화석인데 크기가 엄청납니다. 역시 식물은 잘 모르므로, 정체 파악에 실패했습니다. 혹시 아시는 분이 있다면 알려주시길 바라겠습니다
솔방울 화석입니다. 하단이 깨져나간 건 제 망치질이 서툴러서가 아니라 발견 당시 원래 이런 상태였습니다. 좀 아쉽네요.
목욕재계를 시킨 솔방울 화석입니다. 두호층의 밝은 색 이암은 물로 씻어도 웬만하면 금이 가거나 파손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회색의 이암은 물이 닿으면 쉽게 금이 가고 부스러집니다. 이점을 유념해야 하죠.
나뭇가지가 화석으로 남았습니다. 바람에 무수히 흩날리는 나뭇잎과 달리 이러한 가지 화석은 매우 드뭅니다.
앞서도 나왔던 중국단풍 나뭇잎 화석입니다. 세 갈래로 뻗어나간 잎맥이 특징이죠.
아주 깔끔하고 선명한 나뭇잎 화석입니다. 자세히 보면 잎 가운데 작은 구멍들이 보이는데 곤충의 식흔입니다. 이를 통해 당시에 어떤 종류의 곤충이 있었는지도 유추할 수 있습니다.
이번 편의 사진이 많아 일부는 설명을 생략하겠습니다.
설명 생략
설명 생략
씨앗 화석입니다.
역시 씨앗 화석입니다.
역시 씨앗 화석입니다.
반대쪽 쌍입니다.
설명 생략
설명 생략
참나무과 나뭇잎 화석인데 크기가 대박입니다. 레고 미니피규어가 5cm 정도니 크기를 가늠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매우 특이한 화석이죠. 처음에 얼핏 보고 파리나 곤충 화석인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곤충은 다리가 6개이므로, 식물의 뿌리 부분으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설명 생략
설명 생략
솔방울과 비슷해 보이지만, 다소 형태가 다릅니다. 소나무과의 다른 수종 씨앗으로 짐작됩니다.
메타세콰이아 화석입니다.
설명 생략
설명 생략
설명 생략
설명 생략
메타세콰이아 씨앗 화석과 현생 메타세콰이아 씨앗을 나란히 놓아보았습니다. 명실상부, 살아있는 화석이 맞습니다.
지금까지 본 바와 같이 포항은 수많은 나뭇잎 화석들을 품고 있습니다. 여기에 소개한 것은 새발의 피로, 지금까지 두호층에서 산출되는 나뭇잎 화석에 대한 연구가 일부 있지만, 식물종이 얼마나 되는지 모두 파악한 것은 아니므로 완성된 연구로 보기 어렵습니다. 새로운 것들은 계속 나올 테니까요. 누구든 최초의 발견자가 될 가능성이 있는 곳이 바로 포항의 두호층입니다. 그 짜릿한 행운이 화석에 관심 있는 분들 앞으로 돌아가길 바라겠습니다.
<퀴즈 1 정답>
DCBA순입니다. A는 나중에 관입이 된 화강암으로, 이미 쌓인 DCB 지층을 뚫고 올라온 것입니다.
<퀴즈 2 정답>
호랑가시나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