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어 둔 자리, 나를 기다리는 그대

쉼의 에필로그

byItz토퍼
ⓒ 2026 Itz토퍼 Photography


햇살의 동행.


그 포근한 이끌림을 따라
나는 숲으로 들어갔다.


나뭇잎 흔들리는 소리에 마음을 기대고,

차디찬 커피 한 잔이면 족하다고

나는 몇 번이고 나를 달랬다.

정말 족하다고.


어쩌면 그 말은 만족이 아니라,

더는 바랄 수 없어 되뇌는 간절함이었나.

무엇으로도 채워지지 않을 것을 알기에,

스스로에게 건네는 서글픈 위로였는지도.


세상의 모든 것을 잠시 멀리 두고

이름도, 역할도, 기대도,

나를 둘러싼 수많은 얼굴마저

숲 밖에 내려놓고 싶었다.


그래야 비로소 마주할 수 있는 나.

그런데도 끝내 내려놓지 못한 것이 있었다.


오래 입어 몸에 밴 나였다.


누군가의 기대에 맞추어 지어 입고,

세상이 건네준 이름으로 살아온 나.


벗으려 할수록 어깨에 더 깊이

걸려버리는 익숙하면서도 낯선 나.


그 옷을 벗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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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를 나만의 색으로 물들이며, '나답게' 걸어가는 온라인카지노스트(Brunchist) Itz토퍼입니다. 삶과 사유, 그리고 빗각(BitGak)을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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