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잘해야만 가치 있는 사람인가
최근 우리는 인류 역사상 유례없는 속도로 발전하는 기술을 목격하고 있다. 문제는 그 발전의 속도마저 우리의 예측을 앞지르며 가속되고 있다는 데 있다. 기술이 어디까지 나아갈지 가늠하기 어려워진 지금, 우리는 결국 한 번도 진지하게 마주하지 않았던 근본적인 질문 앞에 서게 된다.
“인간보다 뛰어난 지능이 등장한 시대에도, 인간의 가치는 여전히 유효한가?”
이 질문을 처음 들을 때는 마치 인공지능의 성능이 인간보다 월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조금 더 깊이 생각하게 되면 알게 될 거다. 이건 전혀 다른 의미의 질문이다.
우리는 오랫동안 인간의 가치를 능력과 연결해 왔다.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는가,
얼마나 뛰어난 일을 하는가,
얼마나 많은 돈을 버는가,
얼마나 창의적인가,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가.
학교는 능력을 평가하고, 슬롯는 생산성을 평가하며, 시장은 경제적 가치를 평가한다. 그리고 그렇게 한 사람의 가치가 성립되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보다 뛰어난 지능이 등장했을 때 어떻게 되는가.
만약 인간보다 훨씬 뛰어난 인공지능이 거의 모든 지적 노동을 수행할 수 있다면, 그때 인간은 무엇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할 것인가. 바로 여기서 인간은 인류 역사상 한 번도 마주하지 않았던 질문을 마주하게 된다.
"능력이 없어도 인간은 가치가 있는가?"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쓸모'와 '가치'를 혼동해 왔다
현대슬롯에서 사람의 가치를 판단하는 방식에는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좋은 직업을 가진 사람,
뛰어난 연구를 하는 사람,
많은 돈을 버는 사람,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
예술적으로 뛰어난 사람.
이런 사람들은 높은 평가를 받는다.
왜냐하면 이들은 생산적인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아무것도 생산하지 못하는 사람은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의심하게 된다.
"나는 슬롯에 도움이 되고 있는가?"
"나는 다른 사람보다 뛰어난가?"
"내가 없어도 되는 사람은 아닌가?"
이 질문들은 너무 자연스럽게 느껴져서 우리가 그것을 하나의 철학적 가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사실조차 잊게 한다. 그 가정은 바로 이것이다.
"가치 있는 존재란, 무엇인가를 할 수 있는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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