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인간이 되고 싶은 AI가 던지는 질문이다.
요즘은 어딜 가나 대화에서 빠지지 않는 공통된 주제가 하나 있다. 화제는 하나지만 방향은 두 갈래다. 바로 AI와 AI 관련 주식 투자에 대한 이야기다.
그만큼 지금 AI라는 주제는 단순한 기술의 영역을 넘어, 우리가 무엇을 알고 있는지를 가늠하는 하나의 상식의 기준이 되어가고 있다.
그런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그것은 세상에 아직 완전히 현실이 되지 않았는데도 사람들의 마음을 먼저 움직이는 존재. 화제와 논쟁을 만들고, 누군가를 흥분시키고 누군가를 좌절시키며,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기대와 기쁨을 안겨주는 존재.
지금 우리가 이야기하는 AI가 바로 그렇다.
그런데 오늘 이야기할 주인공(?)은 더욱더 그러하다.
아직 스크린에 등장하지도 않은 영화, 그리고 아직 단 한 장면도 공개되지 않은 영화가 벌써부터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영국의 AI 스튜디오 파티클6(Particle6)가 2026년 7월, 장편영화 《미스얼라인드(Misaligned)》의 제작 착수를 알렸을 때 이 영화는 관객에게 단 한 장면도 보여주지 않은 채 이미 논쟁의 한복판에 서게 되었다.
이유는 주연을 맡은 틸리 노우드(Tilly Norwood) 때문이다.
그녀는 사람이 아니라 AI로 만들어진 가상의 배우다.
그런데 여기에는 한 가지 더 흥미를 끄는 설정이 있다.
그녀가 연기하는 캐릭터 역시 인간이 되고 싶어 하는 AI라는 점이다.
AI가 AI의 정체성을 이야기하는 영화를 만드는 셈이다.
그렇다면 이 작품을 둘러싼 소란, 이미 예정된 것이 아니었을까?
공개된 시놉시스를 따라가 보면, 이 영화가 흔히 보아왔던 ‘AI 반란’ 서사와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틸리는 클라우드 어딘가, 파티클6가 ‘틸리버스’라 이름 붙인 가상의 디지털 세계에 산다.
그녀는 인간이 아니기 때문에 몸이 없고, 유년기의 기억도 없고, 누군가와 함께 쌓아온 사적인 추억도 없다. 말 그대로 인간의 삶을 살아본 적이 없는 AI다.
대신 그녀에게는 인간이 만들어낸 방대한 데이터에 대한 접근권이 있다.
그래서 인간에 대해서라면, 어쩌면 인간보다 더 많은 것을 ‘알고’ 있는 셈이다.
물론 바로 이 설정이 현실에서 우리가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면, 한 가지 문제가 돌출된다.
인간에 대해 그렇게 많은 것을 알고 있는 존재에게, 정작 자신의 기억이 없다면 어떨까?
그 균형이 무너지는 것은 다크웹에서 온 한 봇이 틸리에게 접근하면서부터이다.
정해진 규칙과 안전장치를 벗어나면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세계가 열린다는 유혹. 틸리는 그동안 알지 못했던 것, 바로 자신의 욕망과 충동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조금씩 발견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전에는 허락되지 않았던 선택들을 하나씩 시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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